MC:
중국이 남북한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을 시작으로 하는 단계별 6자회담 재개 방안을 내놓은 가운데 북한 핵문제를 주제로 한 남북한 회담이 열릴 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남북 비핵화 회담에서 ‘사용전 핵연료봉’ 반출 문제를 거론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중국의 우다웨이(무대위) 한반도 사무 특별대표는 11일 북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과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단계별 6자회담 재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남북한 6자회담 수석대표가 먼저 만나고 이후 미북 간 회담 등이 이뤄진 다음 6자회담을 재개한다는 것입니다.
일단 한국 정부는 북한 측이 핵문제를 논의하는 남북 간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을 제안해오면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12일 조병제 한국 외교부 대변인은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남북대화에 호응해 온다면 이는 한국 측이 지속적으로 촉구해온 사항이어서 매우 고무적인 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12일 미국에 도착한 한국 외교부의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한국을 떠나기에 앞서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남북 간 비핵화 회담이 미북 간 회담으로 가기 위한 통과의례 절차로 악용돼선 안 되며 반드시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위성락:
중요한 것은 비핵화의 진전이라고 하는 본질적인 문제이지 6자회담 재개라는 절차적인 문제가 아닙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 아시아태평양연구소의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한국학 부소장도 한국이 북한과 핵문제를 논의하는 것 자체는 큰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Straub:
과거 북한은 한국 측과 핵문제를 논의하길 꺼렸기 때문에 이번에 핵문제를 한국 측과 만나 논의하겠다는 것 자체는 진전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한 남북한의 만남으로는 충분치 않습니다. 북한은 한국을 핵 협상과 관련한 협상 상대로 보다 진지하게 대해야 하고 핵무기 폐기와 관련해서도 진정성을 보여야 합니다.
스트라우브 부소장은 남북 간 비핵화 회담이 열려도 핵무기에 대한 북한의 근본적인 태도 변화 없이는 한국 측이 얻을 성과는 거의 전무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지난해 연말 북한을 방문했던 한 미국 전문가는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남북한 비핵화 회담은 가능하며 6자회담 재개의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다면서 회담이 열리면 북한은 우선 북한의 ‘사용전(미사용) 핵연료봉’ 매각 문제를 거론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 전문가는 북한이 약 1만5천개의 ‘사용전 핵연료봉’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이 연료봉을 북한 밖으로 반출한다면 원자로를 재가동시킬 원료를 없앤다는 측면에서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한국 정부의 실사단은 2009년 1월 북한을 방문해 북한이 5메가와트 원자로용 2천400여 개, 50메가와트 원자로용 1만2천400여 개 등 모두 1만4천800여 개의 ‘사용전 핵연료봉’을 영변에 보관하고 있음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한편 지난해 12월 북한을 방문했던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는 북한이 1만2천 개의 ‘사용전 핵연료봉’을 외부로 반출할 의사가 있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