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EU “북, 행동으로 핵폐기 의지 보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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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과 유럽연합은 5일 국제원자력기구(IAEA) 정기이사회에서 북한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핵폐기 의지를 내보이라고 촉구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의 로버트 우드(Robert Wood) 국제원자력기구 주재 대리대사는 4일부터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리고 있는 이 기구 정기이사회에서 북한의 책임은 명백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우선 북한이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모든 발사 등 추가도발을 삼가라고 촉구했습니다.

또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기 위한 첫 단계로 국제원자력기구의 지속적인 감시 하에 우라늄 농축을 비롯한 영변에서의 핵 활동을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말은 더 이상 충분치 않으며 미국이 원하는 것은 북한의 긍정적이고 실질적인 행동이라고 강조했습니다. (Words alone will not suffice. What we need to see from North Korea is positive and concrete action.)

우드 대리대사는 또 국제원자력기구가 북한 핵 활동을 감시할 사찰단을 언제든 북한에 보낼 수 있도록 준비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우드 대리대사는 이어 북한이 핵 폐기와 관련된 국제의무와 약속을 준수하고 인접국들과 관계를 개선하려는 모습을 보인다면 미국은 언제든 북한과 대화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럽연합 측도 이날 이사회에서 성명을 통해 북한은 현존하는 모든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도록, 또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 포기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제원자력기구 측과 사찰단 복귀 관련 대화를 재개할 것을 북한 측에 강력하게 권고한다고 강조했습니다. (We strongly encourage a resumption of the dialogue, including on the modalities that would allow the re-engagement of the UN atomic agency IAEA.)

2009년 미사일과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은 당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제재 결의를 채택하자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을 영변 핵 단지에서 추방하고 이 기구와의 협력을 전면 중단한 바 있습니다.

그 후 올해 초 북한은 미국과의 2.29합의에 따라 영변의 우라늄 농축 활동을 임시 중단하고 이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의 검증을 받겠다고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2.29합의를 어기고 지난 4월 장거리 로켓 발사를 강행함에 따라 미국은 약속했던 대북 영양지원에 나설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고 북한과 국제원자력기구 간의 사찰단 복귀 관련 협의도 중단된 상황입니다.

국제원자력기구의 아마노 유키야 사무총장도 앞서 4일 이사회 연설을 통해 현재 북한과의 대화는 중단된 상태며 북한에 사찰단 파견 계획이 당장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아마노 사무총장: 북한과의 접촉을 통해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이 북한에서 당장 임무를 수행할 것이란 전망은 없다는 게 분명해졌습니다.

한편 북한이 ‘2.29 미북합의’를 지키라는 촉구는 중국 측에서도 나왔습니다. 중국의 리바오동 유엔 주재 대사는 4일 기자들과 만나 6자회담이 곧 재개될 수 있도록 지난 2월 미국과 북한이 ‘어렵게 이룬 합의(hard-won consensus)’가 이행되도록 모두 당사국들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