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국방부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위협에 맞서 미국 서부 해안의 미사일 방어망(MD)을 확충할 계획을 밝힌 가운데 미국의 칼 레빈 상원 군사위원장은 북한의 핵공격 위협은 허세적 측면이 강하다고 평가절하 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민주당 소속의 레빈 위원장은 18일 미국 외교협회(CFR)에서 미국의 국방정책을 설명하면서 북한의 미사일보다는 이란의 미사일 위협이 더 실제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레빈 위원장은 이날 행사가 끝난 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은 허세적 측면이 강하다고 말했습니다.
칼 레빈 위원장: 물론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실질적이지 않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거기에는 많은 허세(bluff)가 포함돼 있습니다. 만일 북한이 다른 어떤 나라라도 핵무기로 공격한다면 즉각적인 (국제사회의) 보복을 당해 수 시간 안에 완전히 괴멸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장거리 미사일 공격에 나설 가능성이 큰 나라는 북한보다는 이란이며 북한이 핵과 미사일 능력을 강조하면서 대미 핵 선제타격 등 엄포를 놓고 있지만 결국 북한의 궁극 목적은 ‘정권 생존(regime survival)’이라는 지적입니다.
칼 레빈 위원장: 이란이 주요(major) 위협이고 북한은 두 번째입니다. 이 두 나라의 차이는, 이란은 정권 붕괴를 무릅쓰고라도 실제 공격에 나설 수 있지만 북한은 정권 붕괴를 우려해 그럴 가능성이 이란보다 적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신경 쓰는 것은 오직 정권유지입니다.
하지만 북한의 핵과 장거리 미사일 위협에 대한 레빈 위원장의 이러한 평가는 미국 행정부와 의회 일각의 평가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12일 미국 국가정보국(DNI)의 제임스 클래퍼 국장은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이 정권 생존을 위협받을 때만 핵무기를 사용할 것으로 내다보긴 했지만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이 미국과 동아시아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의 최근 도발 위협에는 지도부의 의중이 반영돼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제임스 클래퍼 국장: 북한 젊은 새 지도자의 행동이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최근 북한의 도발 위협은 선전적인 수사일 수도 있지만 북한 정권의 의도가 반영됐을 수 있고 북한이 실제 한국에 대한 도발에 나설 수도 있다고 봅니다.
또 미국 공화당 소속의 마이크 로저스 하원 정보위원장도 지난 17일 미국 CNN방송에 출연해 북한의 위협이 심각하다면서 북한은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탄도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마이크 로저스 위원장: 북한은 분명히 미국 해안에 다다를 수 있는 탄도 미사일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최근 국제사회의 강력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3차 핵실험을 강행했습니다.
로저스 위원장은 북한의 탄도 미사일이 타격할 수 있는 지점이 미국 알래스카나 하와이인지, 혹은 미국 서부 해안을 가리키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28살의 북한 지도자 김정은이 북한 내에서 확고한 정권 기반을 마련했는지 알 수 없어 현재 북한이 김정일 정권 당시보다 더 위험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정은 제1국방위원장은 북한 군부에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려 애쓰고 있고 군부는 나름대로 자기 이익을 추구하며 무력을 과시하고 있는데 이 두 가지가 결합돼 매우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게 로저스 위원장의 설명입니다.
한편 레빈 상원 군사위원장은 중국이 최근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강력히 억제하고 있다는 증거들(some evidences)이 있다면서 중국이 만일 이를 지속한다면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최근 중국이 도발을 일삼는 북한을 더는 감당할 수 없어 대북정책을 재검토할 조짐이 보인다면서 이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