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는 유사시 중국에 가장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주장이 한국에 거주하는 탈북지식인들과 중국유학생들 사이에서 제기됐습니다.
관련소식 문성휘기자가 보도합니다.
2월 3일 서울 광화문에서 모임을 가진 탈북자들과 중국유학생들은 북핵문제를 둘러싸고 북한과 중국 간에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사태발전 가능성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눴습니다. 특별한 명칭이 없는 이 모임의 성원들은 외부에 자신들의 신분이 노출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모임을 이끌고 있는 한 탈북자 출신 지식인은 “오늘이 겨우 세 번째 만남”이라며 “국제정세에 관심이 많고 특히 한국과 중국, 북한과 동북아시아 문제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들”이라고 참여성원들을 소개했습니다.
이날 모임에서는 북한의 핵문제를 둘러싼 중국지도부의 책임론이 자연스럽게 주제가 됐습니다. 중국 공산당을 지지한다고 밝힌 중국인 유학생 장모(여) 씨는 북한의 핵문제가 후진타오 시대에 시작되었기 때문에 현 중국지도부가 책임질 문제는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자신은 중국공산당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힌 조선족 출신 유학생 양모 씨는 “북한의 핵은 분명 중국에도 큰 위협이 된다”며 “그런 의미에서 북한의 핵 문제와 관련해 중국지도부는 마땅한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양씨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공산당은 북한의 핵문제와 관련해 여전히 우물쭈물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중국 지식인들 역시 북한의 핵문제와 관련해 기존의 지도부나 현 지도부의 책임론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는데 이는 중국인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탈북자 지식인 김모 씨는 “북한의 핵은 오직 김정은 독재체제유지를 위해 존재한다는데 큰 문제가 있다”며 “북한은 핵문제가 미국에 의해 발생했다고 억지를 부리지만 그런 주장은 북한의 간부들도 믿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또 “김정은 정권이 핵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막다른 지경에 이르렀을 땐 주변국들과 함께 자폭하려고 들 것”이라며 “그런 막다른 때가 오면 같은 민족이라는 의미에서 남한이나 거리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미국보다는 오히려 중국이 더 큰 피해를 당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또 다른 탈북자 이모 씨는 “북한에서 김정은 정권이 감당하기 어려운 폭동이나 반란이 일어날 경우, 권력을 지키기 위해 자국 인민들의 머리위에 서슴없이 핵을 들씌울 것”이라며 지금까지 보여준 김정은의 행동을 감안하면 충분히 그런 짓을 저지를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