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도쿄서 동아시아 핵안보 관련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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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 재개 움직임이 탄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11일 일본 도쿄에서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 문제 등을 논의하는 동아시아 핵 안보 관련 회의가 열립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의 민간단체 노틸러스연구소(Nautilus Institute)와 맨스필드 재단(Mansfield Foundation)이 공동 주최하는 ‘동아시아 핵 안보 워크샵(East Asia Nuclear Security Workshop)’에는 미국, 한국, 중국, 일본, 호주는 물론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등 10여 개국에서 50여 명의 전문가가 참석할 예정입니다. 이번 행사는 노르웨이 외무부와 핵 물질 확산에 반대하는 미국의 민간단체 핵위협방지구상(NTI: Nuclear Threat Initiative)이 지원했습니다.

맨스필드 재단의 고든 플레이크 (Gordon Flake) 소장은 1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보낸 전자우편에서 이 지역의 비핵화를 위해 과거와 현재의 제안을 고찰해 보는 행사가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특히 2013년 초까지 핵 없는 동북아시아를 만든다는 목표로 각국의 정책 제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The idea is to evaluate past and current proposals to see if they are "robust" meaning if there is any strength or support behind them.)

이번 동아시아 핵 안보 회의는 각국의 전직 고위 관료와 학자 등이 참석하는 민간 차원의 행사입니다. 이 회의는 6자회담 재개를 위해 최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미국과 북한 간의 2차 고위급 회담에 이어 다음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동아시아 정상회의에서 북한 핵 협상을 담당하는 미국과, 한국, 일본의 고위 관료들이 3자 협의를 추진하는 등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논의가 탄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열려 주목됩니다.

미국 국무부의 고위관리 출신인 모튼 핼퍼린(Morton Halperin) 박사는 노틸러스 연구소의 웹사이트에 공개한 개막 연설문에서 교착 상태에 있는 북한의 비핵화 회담인 6자회담 관련국들은 먼저 동북아 평화와 안보를 위한 ‘포괄적인 비핵화 조약의 문구(the text of a comprehensive treaty)’에 합의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2005년 9∙19 비핵화 공동 성명의 이행과 관련한 서로의 입장 차이에 집착하기보다 먼저 새로운 지역 안보 기구를 창설하고 관계를 정상화하며 동북아지역 비핵화를 위한 조약에 합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미국과 한국, 일본이 먼저 북핵 문제와 관련한 조항을 협의하고 러시아와 중국의 동의를 얻은 후에 북한과 공식적인 논의를 통해 조약의 문구를 작성해 구체적인 비핵화 이행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To break this impasse, the United States should work with the ROK and Japan on the terms of a comprehensive agreement covering all of the outstanding issues affecting relations with North Korea. …Once the final document was agreed upon the parties would discuss the implementation of the agreement.)

핼퍼린 박사는 북한이 미국의 핵 공격 등을 우려해 핵을 포기할 수 없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미국과 한국이 2005년 9월 19일 북한이 모든 핵무기를 파기하고 핵무기전파방지조약과 국제원자력기구에 복귀한다는 약속을 조건 없이 이행하기 전에는 6자회담을 재개할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하면 동북아시아의 비핵화를 이룰 수 없다면서 이같이 제안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