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최근 캐나다정부가 유엔군축회의 보이콧, 즉 회의참석을 거부한 것과 관련해 캐나다 북한인권협의회는 이를 환영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국제사회가 그 대안으로 핵안보 정상회의를 활용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장미쉘기잡니다.
캐나다의 대표적인 북한인권단체인 북한인권협의회는 15일 성명을 통해 캐나다 정부가 유엔군축회의 보이콧을 선언한 것을 환영했습니다.
북한인권협의회 이경복회장은 이번에 캐나다가 66개 군축회의 참가국 가운데 유일하게 보이콧을 선언한데 대해 이는 캐나다가 대내외적으로 천명하고 있는 "원칙있는 외교"에 부합되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캐나다의 존 베어드 외무장관은 지난 11일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따라가지 만은 않는다. (We don't go along to get along)”는 스티븐 하퍼 수상의 언급을 인용해 “세계 최악의 군축 위반국이 군축회의를 주재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북한이 의장직을 그만두는 시점까지 이 회의를 보이콧 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와 관련 캐나다 의회의 외무장관보(Parliamentary Secretary to the Minister of Foreign Affairs) 밥 데처드 의원은 지난 16일 RFA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Bob Decherd:
North Korea is a rogue state. They don’t listen to the international community. They’re developing nuclear weapons. So, it doesn’t make any sense to have them chairing the conference on nuclear disarmament. We think it just makes a mockery of the system and Canada isn’t going to simply stand back and allow it to happen.
(북한은 불량국가로서 국제사회의 지적을 무시하고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핵군축회의를 주재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좋은 의도로 만들어놓은 제도를 조롱하는 일로서, 캐나다는 이런 일이 발생하는데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저 방관할 수만은 없습니다.)
북한인권협의회 이경복회장은 유엔군축회의의 문제점은 비단 순회의장국제도 뿐만 아니라 모든 결정을 회원국 전원이 찬성해야 하는 '전원합의제'(consensus rule)제도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회장은 따라서 이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동시에 군축회의와 유사한 기능을 가진 ‘핵안보정상회의’를 잘 활용해야 한다며 특히 내년 3월 서울에서 개최될 제2회 핵안보정상회의가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경복:
핵안보정상회의는 (선진 8개국 모임인) G-8과 (선진 20개국 모임인) G-20를 포함하여 47개국 정상에다 유엔(UN), 유럽연합(EU), 국제원자력기구(IAEA), 국제형사경찰기구인 인터폴(INERPOL)이 참가하고, 가장 중요한 점은 유엔군축회의나 6자회담처럼 전원합의제가 아니라 다수합의제라는 점이예요. 북한이나 이란과 같은 불량국가가 섞이지 않고, 특히 북한을 비호하는 중국이 반대하건 기권하건 관계없이 (한국이) 의장국이니까 필요한 사항을 안건으로 상정해서 ..., 다수결로 결정을 할 수 있잖아요? 부디 한국이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하고, 사전에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의하여 북핵문제에 대해 단호하고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하지만 캐나다 내에서도 유엔군축회의 보이콧에 대해 의견이 일치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제1야당인 신민당은 “캐나다의 이런 돌출행동으로 얻는 게 무엇이냐”며, 미국과 한국을 포함해 다른 어느 나라도 캐나다의 이 조치에 동참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한갖 인기몰이(grandstanding)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제2야당인 자유당은 “회의에 참석해서 영향력을 발휘할 기회를 스스로 포기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군축회의 내에서 북한이나 이란과 같은 나라의 영향력을 증대시켜주게 된다며 군축을 주창하는 국가로서의 '책임유기(abdicating responsibility)' 라고 비판했습니다.
한편 캐나다의 국영방송인 CBC는 지난 12일 실시한 여론조사를 통해 캐나다 국민의 72%가 이번 캐나다의 유엔군축회의 보이콧을 지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