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북 진정한 핵 포기 후 대화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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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에 열린 자세로 있지만, 북한이 진정으로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겠다는 분명한 신호가 있어야 대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은 북한이 먼저 진지하게 핵 야욕을 포기하겠다면 북한과“진정성 있고 신뢰할만한(authentic and credible)” 대화를 할 의사가 있다고 조쉬 어니스트(Josh Ernest) 백악관 부대변인이 18일 밝혔습니다.

어니스트 부대변인은 마라톤 대회 도중 폭탄 테러가 발생한 북동부 도시 보스턴으로 향하는 미국 대통령 전용기 내에서 기자들에게 이같이 말하고, 그러나 미국은 아직 북한으로부터 그와 같은 분명한 신호를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어니스트 부대변인은 북한의 호전적인 행동과 발언은 북한이 정 반대의 길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백악관의 이와 같은 입장은 북한이 앞서 국방위원회 등의 성명에서 한국과 미국이 대화를 바란다면 군사훈련 등의 ‘도발행위’를 중단하고 사죄하라고 요구한 데 대한 미국의 입장을 재확인 한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양국 간의 대화를 위해서는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 포기가 전제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편, 미국의 존 케리 국무장관도 이날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이 내놓은 대화의 조건을 수용할 수 없다며(unacceptable) 북한의 이러한 요구는 초반에 우세를 확보하기 위한 술수(gambit)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케리 장관은 미국이 유엔 대북제재를 철회하고 방어적 성격의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완전히 중단하라는 북한의 대화 전제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케리 장관은 이와 같은 북한의 요구를 미국과 한국에 대한 핵전쟁 위협과 정밀미사일타격 등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 위협이 시작된 후 처음으로 나온 협상 관련 언급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은 이 보다 더 진전된 조건에서 북한과 대화할 수 있다고 말해 북한의 핵 포기라는 미국이 내놓은 대화의 전제조건을 강조했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도발에 식량지원 등을 약속하고 대화를 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북한은 동시에 핵 프로그램을 진전시켜 더 위험한 나라가 됐다는 것입니다.

케리 장관은 북한의 도발 위협에 중국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것이라는 북한의 계산이 이번에는 틀렸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케리 장관은 최근 한국, 중국, 일본을 순방하고 한반도 긴장 완화 방안을 논의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