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실험 위한 명분 쌓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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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국가적 중대조치'를 언급하고 나선 가운데, 한국의 국방부는 북측이 핵실험을 위한 "명분 쌓기"를 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이른바 '북핵 만성증후군'에 빠져서는 안된다고 경고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측이 연일 강경 발언을 내뱉으며 긴장의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엔 김정은 제1비서까지 나섰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비서가 ‘강도 높은 국가적 중대조치를 취할 단호한 결심’을 표명했다고 27일 보도했습니다.

이 발언은 북측 외무성이 23일 비핵화 포기를 선언하고, 다음날엔 국방위원회가 '미국을 겨냥한 높은 수준의 핵실험'을 언급한 가운데 나왔습니다.

북측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미국 현지시간으로 22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제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이후부터 국제사회를 상대로 위협의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밀착 감시하면서 관련 부처를 중심으로 대응 태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정승조 합참의장은 “지금 북한은 아무 때나 정책적 결정만 하면 핵실험을 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국방부는 핵실험의 시점이 임박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측의 군사적 움직임도 최근들어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현재로서는 특이 동향은 잡히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 같고요. 북한이 핵실험하기 위한 '명분 쌓기'를 하지 않느냐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서울에 있는 다른 정부 관계자는 “핵실험은 북측 지도부의 정책적 판단에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그 시점을 예견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통일부는 “북한 체제를 위협하는 국가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면서 북측이 핵실험을 하지 말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했습니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 국제사회가 일관되게 북한에게 권고하고 있는 비핵화에 대한 일치된 요구를 북한이 받아들이고, 북한 주민의 민생을 우선시하는 좋은 선택의 길로 나오길 바란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이날 간부회의에서 이른바 ‘북핵 만성증후군’에 빠져서는 안된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는 북한의 도발 이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무감각해지는 행태가 반복돼선 안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김형석 대변인은 풀이했습니다.

류 장관은 또 “정부는 모든 상황에 면밀히 대비하면서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포기하도록 마지막 순간까지 국제사회와 공조해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