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동시다발 다양한 핵실험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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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한다면 동시 다발적으로 다양한 실험을 강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높은 폭발력을 가진 작고 가벼운 핵탄두를 개발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은 4일 한국 언론과의 회견에서 “북한은 한꺼번에 두 군데 이상에서 동시에 핵실험을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최근 언급한 ‘높은 수준의 핵시험(실험)’은 “소형 핵무기를 만들려는 것”이며 이는 “위험 단계에 돌입하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한이 풍계리 핵 실험장에 있는 서쪽 갱도와 남쪽 갱도에서 동시에 핵실험을 실시할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앞서 전문가들도 북한이 3차 핵실험에 나서면 동시다발적으로 실험을 강행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예를 들면 플루토늄 핵폭탄은 서쪽 갱도에서, 고농축우라늄(HEU) 핵폭탄은 남쪽 갱도에서 폭발시킨다는 것입니다.

북한 핵문제에 정통한 미국의 핵 물리학자인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4일 미국의 외교잡지 포린폴리시(FP) 기고문에서 북한이 갱도 하나에서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 방식의 핵실험을 동시에 진행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플루토늄 방식의 핵실험은 소형, 경량화된 핵무기에서도 높은 폭발력을 내는 데 도움이 되고 고농축우라늄 방식의 핵실험은 북한이 앞으로 다량의 고농축우라늄 핵폭탄을 보유할 수단을 확보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일단 핵실험을 동시 다발적으로 혹은 연속적으로 할 경우 핵무기 최적화, 즉 핵탄두의 크기와 무게를 최소화하면서도 높은 폭발력을 내는 핵무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자료를 한꺼번에 확보해 비용과 시간을 대폭 절약하고 또 핵실험에 따른 정치적 부담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과거 1998년 인도와 파키스탄은 핵실험을 감행할 때 각각 5차례 이상을 동시에 또는 연속적으로 했는데 이를 통해 이들 국가는 약 5년 후 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 실험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동시다발, 혹은 연쇄 핵실험에 나설 경우 다양한 핵장치를 시험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David Albright) 소장의 말입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 북한은 일반적으로 수소폭탄(hydrogen bomb)으로 불리는 열핵폭탄(thermonuclear weapon) 관련 실험이나 증폭 핵분열탄(boosted fission weapon) 실험에 나설 수도 있습니다. 북한은 또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을 함께 사용한 고폭발력의 핵장치를 실험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북한은 앞서 2010년 5월 핵융합에 성공해 열핵기술을 스스로 완성할 수 있는 강력한 과학기술 역량을 갖췄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전문가들은 북한이 아직 핵융합 방식의 수소폭탄을 실험할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도 북한의 핵 과학자들이 증폭 핵분열탄이나 열핵폭탄 등과 관련된 개념은 잘 알고 있겠지만 이런 개념을 실제 핵장치에 적용할 기술력은 보유하지 못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