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3차 핵실험을 당장 강행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엇갈린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이번 주까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양성원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문: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한다고 국제사회가 지레짐작한다, 이런 게 북한 측 이야기인 것 같은데요.
답: 그렇습니다. 북한은 지난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작년 12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제재 결의를 채택하자 대내 매체와 주요 기관을 통해 핵실험 강행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습니다. 그러다 지난 8일 북한의 대외 선전매체 ‘통일신보’는 “미국과 적대 세력은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한다고 지레짐작”한다면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최근 결심한 ‘국가 중대조치’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있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문: 그러니까 북한이 3차 핵실험을 당장 안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인가요?
답: 딱 부러지게 ‘안한다’라고 밝힌 건 아니지만 지난달 23일부터 북한 외무성과 국방위원회 등이 ‘철천지 원수 미국을 겨냥한 높은 수준의 핵실험’을 진행하겠다고 위협할 때와는 분명히 거리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지난 7일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북한은 한국에 새로 들어서는 박근혜 정부에 대화가 가능하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런 움직임을 근거로 러시아의 한 전문가는 북한이 3차 핵실험을 재검토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는데요. 3차 핵실험을 반대한다는 러시아의 강경한 입장, 또 특히 중국의 고강도 압박이 북한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는 설명입니다.
문: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에서의 활동도 지난 8일부터 현격히 줄었다는 속보가 들어왔는데요. 이건 어떤 의미일까요?
답: 네, 풍계리 핵실험장에 북한 인력과 장비가 철수된 모습이 보여 한국 정부와 군 당국이 의도를 파악 중이라는 소식인데요. 한국 정부 소식통들은 11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지난 8일부터 인력과 장비의 활동이 식별되지 않고 있어 북한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인력과 장비 철수가 일시적인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소식통은 “핵실험장에서 인력과 장비가 철수하면 오히려 그것도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징후로 볼 수 있다”면서 “핵실험이 임박한 것인지 고도의 기만전술을 쓰고 있는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 하지만 이러한 풍계리 핵실험장의 움직임 또 ‘통일신보’의 언급 정도를 가지고 북한이 핵실험과 관련한 입장을 변화시켰다고 해석하긴 조금 무리인 것 같은데요?
답: 그렇습니다. 특히 한국 정부는 이번 주가 북한 핵실험 여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연두교서를 발표하는 12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16일, 또 미국의 공휴일인 18일 ‘대통령의 날’ 등이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수 있는 날짜라는 것입니다. 전문가들도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포기한다는 신호라기보다는 현재 상황에서 외부 세계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떠보는 것일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또 핵실험을 앞두고 지난번 장거리 미사일 발사 때와 마찬가지로 북한이 ‘교란전술’을 펼치는 것이란 지적도 있습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3차 핵실험과 관련한 북한의 태도에 미묘한 변화가 보인다는 소식과 관련해 양성원 기자와 함께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