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 내부 상황이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소식입니다. 김정은 정권의 주민통제에 의한 통치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현지소식통들의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의 내부 상황, 심상치 않다는 전언입니다. 식량난이 갈수록 악화되는데다 온갖 검열과 주민통제가 더 이상 먹혀들지 않아 김정은 정권의 통치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주장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양강도의 복수 소식통들에 따르면 음력설을 이틀 앞둔 8일, 양강도 혜산시 강구동에서 애인관계로 보이는 20대의 남녀 한 쌍이 대낮에 압록강을 건너다 국경경비대에 체포되는 탈북사건이 있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번 사건은 주민들의 왕래가 가장 많은 오후 1시경에 노골적으로 이루어 진데다 경비대에 발각되자 목숨을 끊기 위해 20대 여성이 압록강 얼음구멍 속에 뛰어 들려고 해 숱한 구경꾼들을 긴장시켰다고 소식통들은 설명했습니다.
핵실험을 앞두고 ‘준전시상태’가 선포되고 음력설을 맞으며 ‘특별경비’까지 겹쳤지만 연풍동과 혜탄동, 성후동에서 모두 5명의 여성들이 대낮에 얼어붙은 압록강 위를 달려 중국으로 도주하는 사건도 벌어져 주민들을 크게 자극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 소식통들도 핵실험을 강행한 12일 새벽 6시경에 회령시 유선노동자구에서 이웃 간인 두 가족, 7명이 중국으로 도주했다며 음력설을 전후해 회령시와 무산군에서 탈북한 것으로 알려진 주민만 30여명이 넘는다고 언급했습니다.
중앙검찰소 ‘마약소탕그루빠(그룹)’가 함경북도에 대한 마약소탕작전에 돌입하면서 이렇게 많은 탈북자들이 발생했다고 소식통들은 덧붙였습니다.
그런가하면 소식통들은 ‘특별경비’ 주간이고 숱한 검열이 진행되는 상황에도 이렇게 많은 탈북자들이 발생했다는 점을 들어 “검열과 통제만으로는 더 이상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고 말해 김정은 정권의 검열정치가 한계에 직면했음을 강조했습니다.
한편 북한의 지방 도시들에서는 음력설에도 주민들에게 아무런 명절공급을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식량난이 악화돼 상당수의 주민들은 음력설에도 “떡을 해먹을 엄두를 못 내고 있고, 고기 같은 것은 생각조차 못 한다”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특히 양강도 주둔 10군단과 함경북도 주둔 9군단 병사들은 2월에 들어서면서 순수 중국산 통 강냉이로만 끼니를 에우고 있는 실정이라고 소식통들은 주장했습니다.
12일 핵실험에 성공했다는 북한 언론의 보도와 관련해 소식통들은 “이전부터도 몇 번씩 해오던 것 아니냐?”며 아예 관심도 없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소식통들은 “사람들이 굶어죽는 판에 핵이 있고 없고가 무슨 상관이 있느냐?”며 “추위와 배고픔에 지칠 대로 지친 인민들을 외면하고 핵실험에 몰두하는 당국에 대한 원망이 높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