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북한 핵실험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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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북한이 감행한 핵실험으로 남한과 동북아시아 지역의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관련소식 이규상 기자와 알아봅니다.

MC: 가장 걱정되는 것은 지금 개성공단에는 100여개 이상의 남한 기업들이 진출해 있는데요. 북한 핵실험 이후 그 쪽 동향은 어떤가요?

기자: 지금 개성공단에는 123개의 남한 기업들이 입주해 있는데요. 아직까지는 큰 이상 징후가 포착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한 통일부에 따르면 현재 개성공단에 머무르고 있는 남한 근로자는 163명이라고 하는데요. 설 명절 때문에 대부분의 인원이 남쪽으로 내려와 평소 체류 인원의 5분의 1 수준이라고 합니다.

입주 업체들은 과거 천안 함 사태와 연평도 포격 사건 그리고 로켓 발사 때도 북한당국이 개성공단에 큰 제재를 가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본격화 되면 아무래도 남북경협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입주 업체들은 향후 전개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MC: 북한의 3차 핵실험이 남한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요?

기자: 북한의 핵실험이 남한 금융시장에 미친 영향은 아주 미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북한에 도발이 있을 때 마다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남한의 주식시장과 환율, 즉 돈대인데요. 남한의 민간 기업에 자본을 대주는 주식시장은 북한 핵실험 소식이 전해지면서 잠시 외국인들의 매물이 쏟아지면서 하락세를 보이다가 금세 안정세를 찾았습니다. 남한의 주식시장은 전날보다 0.26% 떨어지며 마감됐는데요. 이 정도는 평소에도 오르내리는 수준이기 때문에 북한의 핵실험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분석입니다.

환율에 경우 오히려 핵실험 이후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데요. 그동안 북한이 핵실험을 하느냐 마느냐 하는 불확실 성 때문에 달러화의 가치를 높여 왔지만 핵실험으로 불안감이 해소 되면서 오히려 원화의 가치가 올라가는 현상을 불러왔습니다.

MC: 북한의 이러한 도발이 한반도 정세 안정에 큰 파장을 주는 것은 분명한데 경제나 금융시장에 이렇게 미미한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자: 이번 핵실험도 그렇지만 지난 12월 있었던 북한 로켓발사 때도 남한의 경제나 금융시장은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는데요. 오히려 지난해 4월 13일에 있었던 광명성 3호 발사 때는 남한의 주식시장이 상승하는 현상도 있었습니다. 삼성경제연구원의 임수호 연구위원은 북한의 도발 때마다 남쪽의 금융시장이 출렁이는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몇 일 안에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합니다.

<임수호: 과거 도발 사례를 보면 핵실험이나 연평도 포격 때와 같이 충격이 큰 경우는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줬는데, 로켓발사 같은 경우는 영향이 거의 없었다. 오히려 주식이 오르기도 했고. 한국 금융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남북 경협 주나 방산 주 같은 부분적인 효과는 있겠지만 금융시장 전체로 봐서는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북한의 도발이 남한 경제에 제한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일종의 학습효과라고 전문가들은 말하는데요. 북한의 위협은 항상 존재하고 있고 또 예고된 악재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는 분석입니다.

국제적인 신용평가 기관인 스텐다드 엔 푸어스도 북한의 도발이 남한의 신용등급에 별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북한의 위협은 이미 한국 신용등급에 반영되어 있는 것이고 남한의 양호한 재정과 경제 등이 오히려 위험을 상쇄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남한정부도 북한의 도발이 남한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데요. 신제윤 기획 재정부 1차관의 말을 들어보시죠.

<최근 남한 경제는 일련의 위기 극복과정을 거치면서 한층 더 견고해지고 성숙한 상황이다. 북한의 도발이 더 이상 남한 경제의 바탕에 영향을 줄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북한에 대한 추가제재와 이에 따른 북한의 추가 도발이 있을 수 있고 또 이에 따른 안보적 부담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남한 금융 당국은 북한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MC: 아무래도 남한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나라이고 이렇게 정세가 불안하면 대외 무역에도 영향을 줄 것 같은데, 남한 기업들은 이번 북한 핵실험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남한의 기업들도 이번 북한의 핵실험을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는데요. 한국무역협회는 북한의 이번 도발이 남한 기업들의 대외거래에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에 우려를 표하면서 이번 사태로 무역활동에 차질이 없도록 정부 부처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대한상공회의소는 북한은 평화에 반하는 행동으로는 국제사회의 제재를 불러올 뿐 더러 어떠한 보상을 받을 수 없다는 현실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며 이번 사태로 발생하는 모든 책임을 북한이 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중소기업 중앙회도 이번 비상사태에 대한 위기관리와 불안감 해소를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해결해 줄 것을 주문하면서 특히 남북경협의 상징인 개성공단입주 업체들이 동요하지 않고 생산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정부가 힘써 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MC: 남한은 물론이고 미국과 일본 등 주변 국가들은 이번 북한에 핵 도발에 대한 조치로 더 강력한 제제조치를 내릴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런 제재 조치들이 북한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까?

기자: 이번 북한의 핵실험 강행 때문에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한 더욱 강력한 경제적 제재를 가할 것이 분명해 보이는데요. 이렇게 본다면 이번 북한 핵실험으로 가장 큰 경제적 타격을 입는 나라는 남한이 아닌 북한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평양에 거주하고 있는 AP 텔레비전 뉴스에 따르면 북한이 3차 핵실험에 성공했다는 북한당국의 발표에 평양 주민들이 고무되어 있다고 하는데요. 그렇게 기뻐할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국제사회의 더 강력한 대북제재가 가해지면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북한 경제가 더욱더 불안해 질 것이고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북한 당국이 아닌 북한주민들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MC: 네. 지금까지 이규상 기자와 함께 북한 핵실험이 가져다 줄 경제적 영향에 대해 살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