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3차 핵실험을 마친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또다시 활발한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만일 4차 핵실험이 일어난다면 과연 어디서 강행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홍알벗 기자입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내 한미연구소가 운영하고 있는 38노스 웹사이트(38north.org)는 20일 함경북도 풍계리에 있는 북한 핵실험장의 최근 위성사진을 공개했습니다.
풍계리 핵실험장에는 이미 폐쇄된 동쪽을 비롯해 서쪽과 남쪽 등 세 곳의 갱구, 즉 핵실험장으로 들어가는 갱도의 입구가 있는데, 미국지질조사국(USGS) 분석에 따르면 지난 12일에 있었던 3차 핵실험은 서쪽 갱도에서 실시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가운데 38노스는 4차 핵실험 예정지를 남쪽 갱도로 조심스럽게 점 찍었습니다.
38노스는 제3차 핵실험 바로 다음날인 13일과 사흘 뒤인 15일의 위성사진을 비교 분석했는데 13일 남쪽 갱도 주변에서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는데 15일 사진에서는 눈에 띄는 변화가 포착된 겁니다.
남쪽 갱구 앞의 도로가 말끔히 치워져 있는 데다 많은 인력과 물자가 오고 간 흔적이 드러났습니다.
15일 위성사진을 보면 2009년 2차 핵실험 때 이용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서쪽 갱구 인근 도로와 주변이 깨끗하게 치워져 있습니다.
38노스는 특히 이 서쪽 갱구 앞에 설치된 위장막이 이번에 3차 핵실험을 위해 이용된 갱도를 감추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2009년에 있었던 2차 핵실험과 지난 12일 있었던 3차 핵실험은 모두 같은 서쪽 갱구를 사용했지만, 3차 핵실험은 2차 핵실험 때 사용된 갱도를 지하 깊숙이 더 파서 만든 갱도에서 실시됐을 수 있다는 겁니다.
38노스는 만일 2차와 3차 핵실험이 모두 서쪽 갱도를 통해 이뤄졌다면, 아직 사용하지 않은 남쪽 갱도에서 4차 핵실험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함께 서쪽갱구와 남쪽 갱구 사이에 위치한 지휘통제구역에도 핵실험 이후 관계자들이 자료검색을 위해 방문한 많은 흔적이 보인다고 38노스는 밝혔습니다.
38노스의 분석결과를 종합해 보면 서쪽 갱구 주변에서는 3차 핵실험 이후 정리작업이 진행 중이고, 남쪽 갱구 주변에서는 제4차 핵실험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는 가정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38노스는 지금까지 분석한 자료들을 볼 때 아직 북한 지도부가 추가 핵실험을 강행할지는 쉽게 판단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