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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감행할 지 여부를 놓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한 전직 미국 중앙정보국 분석관은 가능성이 절반 이하라고 한 반면, 전직 백악관 관리는 수개월 내 북한의 핵실험이 예상된다고 미국 의회의 북한 청문회에서 증언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장거리 로켓 발사에 실패한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가까운 장래에 3차 핵실험을 감행할 확률은 절반 이하라고 프레드릭 플레이츠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선임 정보분석관이 18일 증언했습니다. 플레이츠 전 분석관은 이날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가 주관한 북한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핵 실험 가능성을 묻는 일레나 로스-레티넌 위원장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프레드릭 플레이츠]
제가 만나본 여러 전문가들은 북한이 곧 핵실험을 감행할 걸로 예상했지만 저는 가능성이 절반 이하라고 봅니다. 북한은 기술적으로, 그리고 핵실험 뒤 직면하게 될 엄청난 국제사회의 압력을 감내할 준비가 됐을 때 핵실험에 나설 걸로 보입니다.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궁극적으로는 핵실험에 나설 걸로 예상되지만 아직은 그럴 징후가 충분치 않다는 겁니다. 그는 북한이 지난 주 장거리 로켓 발사를 가능한 한 덜 도발적으로 비춰지게 애썼다면서 아직은 서방 세계와 관계가 심각하게 손상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존 볼튼 전 국무부 군축 안보 담당 차관의 비서실장을 역임한 플레이츠 전 분석관은 북한의 탄도 미사일 추가 시험 발사는 거의 확실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마이클 그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NSC) 아시아 담당 선임국장은 수개월 내 북한이 3차 핵실험에 나설 걸로 증언했습니다.
[마이클 그린]
과거 유형을 감안하면 북한은 핵실험을 감행할 겁니다. 북한은 이미 2012년을 완전한 핵무기 보유국의 해로 선전해왔고 현재 우라늄 농축시설을 가동중인 점을 고려하면 핵실험 특히 고농축 우라늄을 이용한 핵실험까지 감행할 걸로 예상합니다.
북한이 과거 미사일 시험 발사 뒤 곧바로 핵실험에 나섰던 전례를 감안하면 이번에도 추가 핵실험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는 북한의 약속 위반에 대한 의원들의 거센 성토가 이어졌습니다.
로스-레티넌 위원장은 북한과 협상을, 같은 상황이 매일 끝없이 이어지는 영화 ‘그라운드호그 데이’에 빗대면서 빌 클린턴, 조지 부시, 버락 오바바 행정부가 모두 북한에 배반(betrayal)당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북한의 협상 탈퇴가 도발로 이어지고 미국과 동맹국이 양보를 통해 북한을 달랜 뒤 소위 협상 타결의 돌파구가 마련되지만 결국 또 미사일 발사나 비밀 핵 활동 공개 등 북한의 배반에 직면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댄 버튼 (공화, 인디애나) 하원의원도 북한이 미국과 한 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한다는 점을 알면서도 8억5천만 달러나 들여 로켓 발사에 나선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댄 버튼 의원]
북한이 미국과 2.29 합의를 맺은 뒤 왜 로켓을 발사했는 지 궁금합니다. 어떻게 이 점을 설명할 수 있죠?
테드 포우 (공화, 텍사스) 하원의원은 미국이 북한에 계속해서 속았다면서 “북한이 미국을 그리 진지하게 여기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두 시간 가까이 진행된 이날 청문회에서는 제리 코널리 (민주, 버니지아) 하원의원이 거의 유일하게 미국이 북한과 대화에 나서지 않을 경우 북한의 핵 능력이 향상될 거라고 경고했지만 별 반향을 불러 일으키지 못했습니다.
북한의 거듭된 약속 위반과 3차 핵실험 가능성 속에, 미국 내에서 대화를 통한 북한 핵문제 해결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