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실험장 차량 움직임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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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풍계리에 위치한 핵실험장 주변에서 차량의 움직임이 증가했습니다. 제4차 핵실험을 위한 조짐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한국과 미국의 정보 당국이 주시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에서 최근 특이 징후가 포착됐습니다. 차량의 움직임이 활발해 진 겁니다. “이전과는 다른 수준의 움직임”이라고 한국 정부의 한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북측이 핵실험을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당국자들과 북한 문제 전문가들은 25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예정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서울 방문을 앞두고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점을 주목합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 북측의 4차 핵실험 가능성은 항상 열려있고요. 이번에 오바마 대통령이 방한하기 때문에 미국의 대북정책이 어떤 변화를 보이느냐가 가장 핵심적인 변수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최대의 효과가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을 북한이 지금 기다리고 있는 것이겠지요.

박 교수를 포함해 전문가들은 북한이 “위장 전술”을 구사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 일정에 맞춰서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기 위해 일부러 차량의 운행을 늘렸을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미국은 군사위성을 이용해 풍계리 일대를 항시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차량의 움직임은 늘 점검하는 대상입니다. 북측은 이를 알면서도 보란 듯이 차량의 운행을 늘린 겁니다.

한국의 국방부 관계자는 “이 같은 사실을 고려할 때 차량의 움직임은 위장 전술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아직은 북한의 핵실험이 임박한 단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일반적으로 핵실험은 갱도 안에 핵폭탄과 계측 장비를 설치하고 갱도를 다시 메우는 단계를 거쳐 실시하는데, 이러한 작업이 관측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한편, 일부 북한 문제 전문가들은 북한이 남한 사회의 현재 분위기를 고려해 무모한 행동은 자제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진도 앞바다에서 최근 발생한 여객선 침몰 사건으로 남한 사회가 비통해하는 사이 북측이 핵실험을 단행해 남측의 국민 여론을 악화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는 겁니다.

다만, 시점의 문제일뿐, 북한이 핵기술의 고도화를 위해 언젠가는 핵실험을 실시할 것으로 본다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북한은 2006년 10월과 2009년 5월, 그리고 지난해 2월 풍계리에서 각각 핵실험을 단행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