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집권한 이래 북중 관계가 냉각되자, 북한 내부에서는 중국이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는다고 심한 욕까지 하고 있다고 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발사와 3차 핵실험으로 양국 관계가 소원해지기 시작하자, 북한 내부에서는 중국을 불신하는 소리가 커졌다고 여러 북한 주민들이 밝혔습니다.
함경북도 지방의 한 주민은 "일부 중국 기업들이 북한의 핵실험 이후에 사업을 중단하고 철수하자, 북한 간부들 속에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2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북한 간부들은 "이웃나라(중국)가 자본주의 물을 먹더니 너무 야박해졌다"면서 "공화국(북한)을 고립시키려는 데 동조하고 있다"고 강연회에서 공공연히 불만을 터놓고 있다고 이 주민은 말했습니다.
또, 자본주의 시장경제 원리대로 사업을 하는 중국 기업들에 대해서는 "중국이 개혁개방을 하더니 완전 자본주의 식으로 변했다"는 욕설도 서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지린성 옌벤(길림성 연변)의 한 대북 무역업자는 "지금 세계경제가 시장경제 원리대로 돌아가는데 당연히 북한과의 거래도 시장원리대로 하는데 북한 사람들이 그걸 이해하지 못한다"고 일축했습니다.
이 중국인 사업가에 따르면 자기가 만난 북한의 관리는 "김정은 제1비서가 배짱이 강해 미국을 항복시킨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자랑을 한바탕 늘어놓다가도 나중엔 더 많은 경제지원을 요구해 허탈했다는 것입니다.
중국 랴오닝성의 또 다른 한 무역상인도 "북한 정부와 직접 사업을 해서 이윤을 본 사람은 있는지 모르겠지만, 자기는 아직 북한과 무역해서 돈 벌었다는 사장은 보지 못했다"고 24일 말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의 대중국 인식은 장거리 로켓 발사와 핵실험이후에 급속히 나빠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발사 이후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안이 발표되자, 북한 국방위원회는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 등을 빗대어 '줏대 없는 나라들'이라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또 북한 당국은 지난 1월말부터 노동당 강연을 통해 중국 등 유엔안전보장이사회를 '허재비(허수아비) 집단'으로 매도하기도 했습니다.
평안북도 신의주 지방의 한 주민은 "핵실험 이후에 중국의 지원이 크게 줄었다"면서 "그래서 북한 사람들 속에서 중국에 대한 인식이 급속하게 나빠졌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중국 랴오닝성의 한 중국인 대북 사업가는 "북한 간부들은 핵실험 이후에 중국이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지 않는데 대해 불만이 쌓인 것 같다"면서 "북한 지도부는 이렇게 북중 관계가 나빠지는 책임을 중국에 돌리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3차 핵실험이후 중국 동북지방에서는 북한의 핵실험이 동북지방 환경을 오염시키는 원인이 될 것이라는 여론이 형성됐고, 중국 언론과 지식층에서는 북한의 도발이 계속될 경우 대북지원을 끊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