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지난 25일 제4차 노병대회를 열고 6.25참전용사들을 격려했지요. 하지만, 실제로 전쟁노병이 없어 참가자를 선발하는 데도 애를 먹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정전협정체결 62주년을 맞아 제4차 전국노병대회를 열고 전쟁승리를 자축하고, 새세대에 대한 정신무장을 강조했습니다.
조선중앙TV 녹취: 전체 전쟁노병들이 조국결사수호의 맥동을 더해주는 훌륭한 혁명선배, 교양자로서 후대들에게 고귀한 사상 정신적 재부를 넘겨주어....
하지만, 대회에 참가했던 사람들은 대부분 전쟁에 참가하지 못한 사람들이어서 사실상 노병대회 취지가 퇴색됐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중국을 통해 연락이 된 한 북한 소식통은 "지난 6월부터 각 지방별로 전쟁노병 명단을 올려 보내라는 중앙의 지시에 따라 노병들을 조사했지만, 생존자가 거의 없어 인원수를 채우는데 애를 먹었다"고 3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그는 "평양시 대동강구역에서 조사한 결과 한 개 동에 전쟁노병이 겨우 1명 정도 있을 정도였다"며 "어떤 동에는 아예 없는 곳도 있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전쟁 참가자가 아무리 전쟁당시 스무 살이었다고 해도 지금은 80살이 넘었기 때문에 북한에 그렇게 오래 사는 사람이 없다"고 노병모집이 어려웠던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때문에 북한의 지방 정권기관에서는 대회참가자 인원수를 채우지 못해 1960년대 군대 복무한 60~70대들을 대거 선발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평양시내 대학과 직장에서 선발된 20~30대의 대학생들과 청년들을 방청으로 대거 참가시켰습니다.
북한 주민들 속에서 전국 노병대회는 6.25전쟁 참전자들의 대회로 알고 있는데 비해 실제 생존자들이 줄어들면서 대회의 빛이 바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주장입니다.
김정은 제1비서는 집권 이래 세 차례나 노병대회를 열고 주민들에게 노병들의 조국수호 정신을 따라 배울 것을 촉구했습니다.
김 제1비서가 노병대회를 잇따라 개최하는 이유에 대해 한국의 북한전문가들은 김정은 정권이 항일빨치산들과 전쟁노병들을 우대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젊은 세대들, 특히 장마당세대로 알려진 20~30대로부터 충성심을 이끌어내려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미국에 정착한 40대 탈북자는 "김정은이 노병들을 내세워 젊은 세대들에게 충성을 요구하고 있지만, 앞으로 노병들이 사라지면 노병대회의 명분도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40대 탈북자: 노병대회 참석할 대상이 얼마 없어요. 그래서 거기에 보충할 수 있는 대상은 노병의 후손들, 자녀들 그런 계열의 대상들을 참가시키지요.
이 탈북자는 "김정은 정권이 앞으로도 노병대회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체제구축을 위해 노병들의 지지가 중요함을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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