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견 북 간부들 귀국 꺼려

지난해 7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대사회의'에 참석한 북한 외교관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지난해 7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대사회의'에 참석한 북한 외교관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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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오는 5월 예정된 노동당 7차 대회에서 북한 엘리트 집단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상되는 가운데, 해외에 파견된 북한 관리들이 귀국을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노동당 7차 당대회를 맞아 김정은 정권 2기 진영을 이끌 핵심간부들에 대한 교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외국에 파견된 북한 권력층들도 불안한 심기를 보이고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북 소식통은1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서방에 파견된 한 북한 외교 관은 ‘지금 (북한에)들어가면 위험하다. 절대 들어가선 안된다’는 이야기를 주변에 흘리는 등 해외 공관원들의 귀국을 말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7차 당대회를 앞두고 귀국하면 해외 생활정형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을 수 있고, 또 직계 중 누군가 숙청되면 연좌제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통제가 심할 때는 외국에 남아 있는 게 편하다는 심리가 깔려 있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북한 해외 관리들의 이러한 기피 심리는 장성택 처형 이후 표면화됐으며, 특히 노동당 7차 대회를 맞아 대대적인 간부사업이 예상되는 가운데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이 외교관리의 안전을 위해 해당 주재국과 소속을 밝히길 거부한 이 소식통은 “현재 북한 외교관들 속에는 대사급 정도도 소환되기를 원치 않고 있다”면서 “이들의 소환주기가 보통 4년이지만, 연장근무를 위해 사업(뒷거래)을 하거나, 소환되더라도 다시 나올 수 있게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귀국을 꺼리는 사람들 중에는 항일투사 계열의 핵심 계층도 있다”면서 “이들은 김정은 체제에서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해 불만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김정은 정권은 파벌주의를 우려해 노동당 조직지도부와 선전부 등 핵심 부서에 항일투사 계열을 등용하지 않고, 출신배경이 좋은 실력파들을 배치했기 때문에 권력중심에서 멀어지기 시작한 투사계열의 불만이 크다는 겁니다.

북한이 7차 당대회를 맞아 18개 노동당 전문부서에 대한 대대적인 교체도 예상하고 있어, 이와 관련된 핵심층의 불안도 마찬가지로 알려졌습니다.

또 현재7차 당대회를 맞아 ‘충성자금’ 상납압박이 거세지면서 북한 해외 공관원들은 공관 사무실을 비우다시피 하고 장사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대북 외교 소식통은 “현재 남미에 파견된 북한 외교일군들은 빠나마(파나마)와 꾸바(쿠바), 브라질 공항 등을 오가면서 시가 장사를 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유엔제재 때문에 불법으로 모은 자금도 본국으로 송금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전세계 나가 있는 북한 외교관들은 본국으로부터 공관유지비도 받지 못해 자금난에 쪼들리고 있으며, 설상가상으로 외교행랑도 검사하도록 규정한 유엔제재 결의 2270호 채택으로 불법 장사도 조심해야 하는 형편에 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