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유엔 총회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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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한의 박근혜 대통령이 유엔 총회에서 연설할 예정입니다. 연설 내용에는 박 대통령의 한반도 통일구상 등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24일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에서 열리는 총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라고 청와대가 11일 발표했습니다.

2013년 2월 취임 이후 박 대통령이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며, 이명박 전 대통령의 2011년 연설 이후 3년 만입니다.

기조연설에는 국제 안보, 인권, 경제개발 문제 등에 대한 남한 정부의 기여 의지를 밝히는 내용 외에도 ‘신뢰 프로세스’, 즉 남북간 신뢰 회복을 통한 한반도 평화통일 기반 조성을 골자로 하는 자신의 통일 구상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이해와 지지를 요청하는 내용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박 대통령은 연초에 ‘통일은 대박’이라고 말한 데 이어 지난 7월에는 ‘통일준비위원회’를 출범하는 등 자신의 통일 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국가 수반의 유엔 총회 기조연설은 해당 국가의 핵심 현안과 관심사에 대한 국제사회의 주목을 끄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합니다. 지난 2000년부터 3년간 유엔 주재 한국 대사를 지낸 선준영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의 말입니다.

선준영: 이런 기회에 평화통일 문제에 대해서 우리(남한) 정부의 입장을 설명한다면, 전 세계가 참석하는 회의이기 때문에 이 사람들이 이해를 할 수 있고, 자료도 배포되기 때문에 연설 내용이 전세계적으로 퍼져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유엔 총회 기조연설은 대통령이나 총리, 또는 외교장관이나 대사가 할 수 있습니다. 유엔은 1945년 설립 이래 매년 9월 총회를 열고 있으며, 남한은 1991년 유엔 가입 이후 역대 대통령이 임기 중 한 두 차례씩 직접 참석해 기조연설을 했습니다.

북한도 1991년 유엔에 가입했지만, 이른바 ‘최고 지도자’가 직접 연설한 적은 없습니다. 이번 유엔 총회에는 리수용 외무상이 참석해 기조연설을 할 예정입니다. 북한 외무상이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찾는 것은 1999년 백남순 당시 외무상 이후 15년만입니다.

북측의 기조연설은 핵 보유를 정당화하는 내용이 핵심을 이룰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선준영: 북한측 연설을 보면 매년 한반도 긴장과 전쟁 위협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이런 위협은 미국과 남한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자기들은 이에 대처하기 위해 어떠한 무기도 개발할 권리가 있다는 등의 내용을 말하지 않겠나 생각됩니다.

유엔 총회를 계기로 북측이 미국이나 남한 정부 당국자와 공식 접촉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유엔 총회 참석에 앞서 20일부터 22일까지는 캐나다를 국빈방문합니다. 박 대통령은 캐나다에 머무는 동안 스티븐 하퍼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자유무역협정 체결 방안 등을 협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한 대통령의 캐나다 방문은 15년 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