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비롯한 동아시아 전문가인 독일의 스테판 블랑크(Stephan Blancke) 박사는 지난 6월 인도, 즉 인디아 언론에 의해 제기된 파키스탄의 중국산 핵물자 대북 공급 의혹과 관련한 일부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블랑크 박사는 이달 초 영국 런던 킹스칼리지에서 발간한 관련 보고서(Examining allegations that Pakistan diverted Chinese-origin goods to the DPRK)에서 중국 회사 ‘베이징 선테크 테크놀로지’가, 파키스탄으로부터 북한으로 넘겨진 것으로 알려진 진공유도(VIM)용해로를 취급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진공유도용해로는 합금을 녹이는 데, 특히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제련하는 데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블랑크 박사는 또 보고서에서 중국의 ‘베이징 선테크 테크놀로지’가 파키스탄 에너지 위원회(PAEC)와 관련된 파키스탄 회사 갤럭시(Galaxy Corporation PVT LTD)로 수차례 핵관련 물자를 운송한 기록도 확보했다고 말했습니다.
블랑크 박사는 이어 해상 화물선을 통해 파키스탄에서 북한으로 핵미사일 관련 물자가 운송된다는 지난 6월 인도 언론 보도와 관련해서도 유엔의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현재 파키스탄에서 북한으로 물자를 보내줄 해상운송사가 존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지난 6월 인도 ANI 통신 등은 북한의 핵개발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파키스탄이 최근까지도 북한과 핵미사일 개발 관련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당시 인도 언론은 고위 미국 소식통을 인용해 파키스탄 에너지 위원회(PAEC)가 유엔의 대북제재를 위반하고 원자로 부품으로 사용되는 니켈 합금인 ‘모넬’과 ‘인코넬’을 북한에 계속 공급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파키스탄이 진공유도용해로를 중국에서 조달해 북한에 넘겼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블랑크 박사는 북한 당국이 앞으로도 국제 제재망을 피해 핵미사일 관련 물자를 조달하려 할 것이 분명하다면서 파키스탄과 북한의 핵확산 협력 가능성을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