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일본 매체에 노동당 대회 취재 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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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당국이 '나 홀로 잔치'에 그칠 제7차 노동당 대회와 관련해 일본 언론의 취재를 허락했습니다. 과거처럼 해외 언론을 이용해 김정은 시대의 성과를 선전하려는 의도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다음 달 개최하는 북한의 제7차 노동당 대회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북한 주민의 무관심 속에 '집안 잔치'로 전락할 가능성이 큰 가운데 북한 당국이 일본 매체에 당 대회에 관한 취재를 허락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 '아시아프레스'의 이시마루 지로 오사카 사무소 대표는 북한 당국이 일본의 언론 매체에 "당 대회에 관한 취재를 허락하겠으니 의향이 있으면 평양에 와서 취재해도 좋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2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날짜는 통보하지 않았습니다.

[Ishimaru Jiro] 당 대회에 외국 손님이 거의 안 올 것 같고, 초대도 많이 안할 것 같은데요, 일본 매체에 '취재를 허락하겠다'는 연락이 왔다고 합니다. 날짜 통보는 없고, 의향이 있으면 평양까지 와서 당 대회를 취재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북한 당국이 당 대회 준비와 관련해 외국의 주요 인사를 초청하는 동향은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의 발사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하면서 당 대회에 참석할 외국의 주요 인사가 없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내세울 만한 경제적 성과도 없어 36년 만에 열리는 당 대회가 흥행에 실패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합니다.

따라서 북한 당국이 일본의 언론 매체에 당 대회의 취재를 허락한 것은 이를 이용해 노동당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와 김정은 시대의 성과를 크게 선전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덧붙였습니다.

[Ishimaru Jiro] 5월의 당 대회는 김정은에 의한, 김정은의 성과를 과시하기 위한 자리입니다. 이 행사를 진행하면서 반드시 선전도 해야 하는데, 북한 매체만으로는 모자라니까 해외 언론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죠. 선전용으로 초청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노동당 창건 70주년에도 미국과 일본, 영국 등 외국의 주요 언론을 초청해 기념식과 열병식 현장 등의 취재를 허용했습니다.

또 2013년 60주년 전승절 당시에도 주요 외신을 초청하는 등 북한 당국은 주요 행사 때마다 외국 언론을 이용해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려 애써왔습니다.

한편, 북한 당국이 일본은 물론 다른 나라의 언론사에도 취재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이시마루 대표는 북한의 초청을 받은 일본의 언론매체는 모두 북한에 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