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지도자가 언론에 나와 한때 북한인들에게 여권을 팔아왔던 사실을 털어놨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잡니다.
남태평양에 있는 키리바티 공화국(The Repubkic of Kiribati)의 아노테 통(Anote Tong) 대통령이 오스트랄리아의 한 라디오 방송국과 지난 7일 회견을 가졌습니다.
통 대통령은 한때 북한 사업가들에게 여권을 발급했지만 지금은 발급을 중단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통 대통령은 북한인들에게 여권을 발급했던 사실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고백했습니다.
아노테 통 대통령 : (북한인들에게 여권을 발급해 준 것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으며 2004년부터 여권 발급은 중지된 상태입니다.
이같은 여권판매 사실은 지난 해 말 일본의 인권단체인 ‘아시아인권’이, 불법무기거래에 관여한 동신국제무역유한공사의 이사로 있는 북한인 두 명이 키리바티 공화국 여권을 사용하고 있다며 발급취소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알려지게 됐습니다.
통 대통령은 발급한 여권이 불법적인 용도로 쓰일 줄 몰랐다며 자신이 대통령에 취임한 직후 북한인들에 대한 여권발급은 더 이상 이뤄지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아노테 통 : 북한 사람들에게 (우리가) 발급해 준 여권이 잠재적으로 테러리스트들과 연계가 될 수도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북한인 대상 여권발급 사실을 공식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키리바티와 함께 북한인들에게 여권을 발급한 것으로 알려진 인도양의 섬나라 세이셸 공화국은 경찰이 수사중이라며 아직까지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홍콩에 본사가 있는 동신국제무역유한공사는 북한 노동당 군수공업부가 실질적으로 지도하는 제2경제위원회 소속으로 무기 밀수 등 북한의 불법활동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인구 10만명의 작은 섬나라인 키리바티 공화국은 오스트랄리아 북동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국가자본을 확보하기 위해 1990년대부터 중국인들에게 여권을 팔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