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파주에 추락한 무인기는 청와대 상공에서 찍은 사진을 포함해 모두 193장의 사진을 촬영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국 정부는 무인기가 북한 것으로 최종 확인되면 "다양한 방안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파주에서 추락한 무인기가 촬영한 사진이 한국 언론에 공개됐습니다. 특히 청와대 상공에서 찍은 사진이 눈에 띕니다. 조선일보가 3일자 신문 1면에 공개한 사진에는 깨끗한 화질로 찍힌 청와대 본관과 부속 건물의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국방부는 지난달 24일 경기도 파주에서 추락한 이 무인기가 경기 북부와 서울 상공에서 모두 193장의 사진을 촬영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무인기는 인공위성위치정보(GPS) 수신 장치는 갖추고 있지만,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송신하는 장치는 없었습니다. 따라서 북측으로 보내진 사진은 “없다”고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말했습니다.
김 대변인은 또 “무인기에 장착된 카메라는 인터넷에서도 살 수 있는 제품이고 렌즈도 기본 사양으로 달려 있는 것”이라면서 고성능 정찰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설명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파주와 백령도에서 추락한 무인기에 대한 1차 조사 결과를 2일 발표하면서 이들 무인기 두 대가 ‘북한제’라고 잠정 결론내린 바 있습니다. 국방부는 북한 소행으로 최종 확인될 경우 북측 당국을 상대로 “정부 차원에서, 또는 국제적 차원에서 다양한 방안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당연히 이것은 영공침해이지 않습니까? 그리고 불법이죠. 그래서 우리 정부 차원에서 어떤 입장이 나갈 것입니다.
국제민간항공협약에 따르면 항공기는 허가 없이 다른 국가의 영공을 비행할 수 없습니다. 무인기도 일반적으로 이 협약의 적용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한국의 군과 정보당국이 무인기를 정밀분석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정보가 속속 공개되고 있습니다.
백령도에서 지난달 31일 추락한 무인기는 북한을 출발한 뒤 소청도와 대청도의 사진을 찍은 다음 백령도로 날아갔다가 연료부족으로 추락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3일 이 무인기의 카메라에는 “백령도 사진은 없었다”고 확인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달 24일 파주에 떨어진 무인기는 엔진 고장으로 추락한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설명했습니다. 엔진은 모두 휘발유를 연료로 사용했지만, 백령도 무인기는 4기통, 파주 무인기는 2기통으로 제작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