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당국, ‘1호 사진’ 관리에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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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당국이 '1호 사진' 관리를 잘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은 우상화를 위해 노동신문에 사진을 대거 게재하면서, 그 관리도 허술해졌다고 하는데요.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일가가 찍힌 '1호 사진' 관리가 허술해 비상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50대의 한 북한 주민은 "당에서 절세의 위인(김 씨 일가)들이 있는 영상도서를 잘 관리하라고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면서 "특히 파지(폐지)로 수매되는 1호 사진이 발각되어 함흥에서는 수매소들을 뒤지는 소동이 일어났다"고 2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북한에서는 학생들에게 '꼬마계획' 명목으로 파지 수매과제를 하달하는 데, 일부 학생들은 파지 수량을 채우기 위해 노동신문과 김 씨 일가 영상 도서들을 수매했다가 적발됐다는 게 이 방문자의 설명입니다.

이에 따라 북한 노동당 부서는 "1호 사진이 있는 신문을 절대 수매하지 말고 당에다 바치라"는 지시를 하달하고, "전국적으로 수매소의 파지더미를 뒤지라"고 조치했다고 이 주민은 덧붙였습니다.

최근 북한 노동당 선전부는 김정은 우상화를 위해 노동신문의 지면을 늘려가면서 김 제1비서의 현지시찰 사진을 대대적으로 게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파지 원천이 없는 북한에서 '1호 사진'이 있는 영상도서들까지 수매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겁니다.

이 북한 주민은 "학교 교과서도 제대로 찍지 못하면서 파지를 내라고 학생들을 닦달하면 어디서 휴지가 나겠냐?"며, 과중하게 부과되는 사회 과제에도 문제가 많다고 언급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세포비서 이상 초급 간부들에게 노동신문을 배포하고 있으며, 간부들에게 신문을 본 다음 반납하라고 요구하지만, 항상 배포된 숫자만큼 수거되지 않아 실종된 신문의 출처에 의혹을 품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노동신문을 수매하다 걸린 학생들은 대부분 간부 자녀들로, 일부 부모들은 충성심이 없다는 이유로 해임 철직됐다고 이 방문자는 언급했습니다.

지난해에 북한을 떠나 미국에 입국한 20대의 탈북자도 "요즘 북한 주민들은 나이가 어린 김정은을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다"면서 "농촌 사람들은 김정은의 사진을 오려내고 노동신문을 담배종이로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김 제1비서 일가 사진을 많이 찍어낼수록 그 관리도 허술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