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주민들이 국가차원의 대규모 행사참가를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4일 개최된 보천보전투승리 기념행사의 참가자를 끌어 모으기 위해 북한당국이 참가자들에게 여비를 지급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공장기업소들이 6월4일 ‘보천보전투승리’ 80돌 기념행사에 참가할 인원을 선발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주민들은 중앙에서 조직한 정치행사들에 온갖 구실을 붙여 참가를 기피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7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보천보전투승리 80돌 기념행사에 참가할 인원들을 지원하기 위해 공장기업소들이 종업원들로부터 돈을 걷었다”며 “행사 참가자로 지명된 사람들에게 걷은 돈으로 참가비를 지급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6월 4일 보천보전투승리 80돌을 기념하는 행사는 평양에서 중앙기념보고대회가 있었고 평양과 양강도 혜산시에서 횃불행사가 진행됐다”며 “행사참가자들은 대부분 1만 명에 이르는 ‘백두산답사행군대’ 대원들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백두산답사행군대’는 각 공장기업소들에서 참가인원을 지정, 선발했다”며 “이들은 보천보전투승리 80돌 기념행사에 참가한 후 3천 명씩 나뉘어 보름간의 일정으로 백두산까지 도보로 행군해야 한다”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해마다 6월부터 조직되는 백두산답사행군은 숙식조건이 매우 열악하고 무거운 짐을 지고 하루 70리씩 걸어야 하는 고된 행군”이라며 “사람들이 서로 외면하고 있어 공장기업소들은 해마다 인원선발에 애를 먹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6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종업원들로부터 돈을 거두어 백두산답사행군 참가자에게 1인당 우리(북한)돈 3만원씩 주었다”며 “답사행군에 필수적인 군대지하족(훈련화)을 사고 매일 술 한 병씩 마시는 것으로 계산해 지급한 액수”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에는 중앙에서 조직한 국가행사라 해도 정치적 자긍심을 갖고 행사에 참가하려는 주민을 찾기 힘들게 되었다”며 “행사를 주관하는 각 단체들에서 참가비를 대주고 차후 한 달 동안 모든 노력동원에서 면제해준다는 조건을 내걸고야 간신히 참가인원을 채울 수 있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김일성 시대까지 중앙에서 조직하는 행사들은 누구나 먼저 참가하려고 승벽내기를 했다”며 “그러나 지금은 큼직한 선물이 차례지지 않으면 아무리 중요한 정치행사라 해도 주민들은 외면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중앙에서 조직하는 정치행사 중 주민들이 제일 싫어하는 행사가 금수산기념궁전 참관과 백두산답사행군”이라며 “금수산기념궁전 참관은 석 달에 한 번씩 인원을 선발해 시행하고 있는데 이미 7~8차례나 다녀온 사람들이 많아 주민들이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