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당국이 군 창건일(4월 25일)을 앞두고 중국에 주재하고 있는 무역주재원들에게 까지 돼지고기 과제를 부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군 창건일을 앞두고 군부대에 돼지고기를 공급하기 위해 전국적인 돼지 모으기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은 해마다 군 창건일(4월 25일)을 앞두고 돼지고기 확보를 위한 비상체제에 돌입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각 협동농장과 인민반별로 돼지고기 과제를 부여해 필요한 돼지고기를 조달하고 있는데 올해에는 해외주재 무역일꾼에까지 돼지고기 과제를 부여했다고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북한 무역주재원들과 가까이 지내는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당국이 무역주재원들에게 북한군의 생일 격인 인민군 창건일(4월 25일)에 맞춰 군부대에 공급하기 위해 돼지고기 과제를 부여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이번에 무역주재원들에게 부여한 돼지고기 과제는 개인별로 구체적인 양을 정해주지는 않고 성의껏 알아서 바치라는 것이어서 주재원들이 서로 눈치를 보면서 통돼지 2마리에서 5마리 정도에 해당하는 돈을 알아서 바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군 창건일에 군부대에 돼지고기를 공급하기 위한 노력은 북한 내에서도 예년과 다름없이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최근 “북한의 각 협동 농장마다 통돼지 과제가 부여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바쳐야 할 통돼지 숫자는 협동농장의 규모에 따라 각각 다르다”고 밝힌 소식통은 “이번에 바치는 돼지는 협동농장에서 키운 것이 아니라 농장원들 개인이 기른 돼지를 가을에 알곡으로 값을 쳐주기로 하고 농장별로 수거해서 바치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중 국경의 북한 측 세관에서도 인민군 창건일 행사비용을 뜯어내기 위한 세관원들의 횡포가 부쩍 심해졌다는 증언도 있습니다.
이번 주 초 중국에 나왔다는 평양 주민소식통은 “신의주 세관에서 통검원(출입국 관리)이 우리 명절(4.25)이 다가오는데 기부 좀 하라고 압박을 가해 어쩔 수 없이 500위안을 바치고 나왔다”면서 “이 같은 행태는 중국방문을 마치고 입국하는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저희 자유아시아방송(RFA)을 비롯한 외부언론은 북한당국이 갑자기 과거 김일성 시대 북한이 인민군 창건일로 기념해왔던 2월 8일을 대대적으로 띄우면서 요란한 행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보아 “북한이 군 창건일을 “2월 8일로 지정할 가능성도 있다”는 소식을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대외선전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4월 22일 “조선인민군 창건일 83돌에 즈음하여 외국선박선원들의 경축모임이 4월 22일 강원도 원산항에서 진행되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또한 북한 군부의 중요한 행사가 열리는 4.25문화회관도 아직까지 이름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작금의 이런 상황과 북한당국이 4.25를 앞두고 군부대에 특식으로 공급할 돼지고기 확보에 공을 들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아직까지는 북한군의 공식적인 창건일인 4월 25일의 위상에는 큰 변화가 없어 보인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