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국내파’ ‘해외파’ 권력암투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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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내부에도 소위 '국내파'와 '해외파'로 분류되는 권력 계층이 있다고 하는데요, 이들간에 권력암투가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자유아시아방송과 연락이 된 한 북한 소식통은 “현재 권력내부에는 ‘국내파’와 ‘해외파’의 권력암투가 치열하다”면서 “이른바 김정은의 골수 충성분자로 자처하는 당조직부와 국가안전보위부 요원들이 대외 업무를 보는 당이나, 군, 외무성 일꾼들을 밀착 감시하고 처벌하고 있어 분위기가 살벌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권력층 내에서 소위 국내파라고 하는 사람들은 노동당 조직지도부와 국가안전보위부 등 감시조직이고, 해외파는 노동당 통일전선부와 외무성 등 대외업무 종사자들을 실례로 들 수 있다고 그는 꼽았습니다.

북한 내부에 국내파, 해외파라는 공식 파벌은 없지만, 김정은 정권 들어 잦아진 고위층 숙청과 처벌 때문에 간부들 사이에 회자되는 개념이라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그는 “대외 업무를 보는 일꾼들은 밤에는 발편잠을 자지 못하고, 간혹 당 조직부나 보위부의 호출이 있는 날에는 온 가족이 마음을 졸이고 있다”면서, “이 같은 정보는 해당 간부들의 운전수를 통해 외부로 흘러 나오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북한에서 대남사업이나 대외업무를 보는 사람들은 물질적인 풍요를 맛볼 수 있지만, 정치적인 생명은 짧다는 지적입니다.

노동당 조직부나 국가보위부 요원들은 비록 외국에 나갈 기회는 없지만, 해외 파의 간부사업권(인사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언제나 ‘갑의 위치’를 차지 한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현재 북한에서 이 같은 조사를 받는 대상들은 인민무력부 대외사업국과 청년동맹을 비롯한 근로단체에서 해외 출장다니는 사람들도 예외가 아니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당과 보위부는 이들이 외국에서 돌아오면 “밖에 나가 본 것을 집안에서 절대 말하지 말라”는 서약을 받고 있으며, 해외파들은 가족 친척에게도 언행을 조심해야 하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는 겁니다.

제3국에 머무르고 있는 또 다른 대북 소식통도 “김양건도 세련된 대남일꾼이었지만, 핵실험을 둘러싸고 국내파와의 갈등 과정에 희생양이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평가했습니다.

그는 “김양건은 지난 30년 이상 대남 대외업무에 종사하면서 남한도 여러 번 방문해 누구보다 외부사회에 대해 많이 알았기 때문에 제거 대상이 될 수 있었다”면서 “단지 김양건이 그 시점을 미리 알아채지 못한 것 뿐”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교통사고로 사망한 또 다른 대남일꾼은 김용순 노동당 대남비서로,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서울을 수시로 드나든 인물이었지만, 2003년 의문의 교통사고로 사망해 타살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현재 김정은 권력안정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신세대 친정파들은 구세대 간부명단을 작성하고, 세대교체 작업을 수순대로 밟아 갈 것”이라며, “당 제7차대회를 계기로 세대교체가 마무리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