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 우려 불필요”

0:00 / 0:00

앵커: 최근 들어 '미국이 북한을 선제타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죠. 이와 관련해 남한의 통일부는 그럴 가능성은 작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렇다면 미국이 핵추진 항공모함을 다시 한반도 주변 해역에 전개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독자적인 방도”를 마련할 것이라고 지난주 밝힌 데 이어 핵추진 항공모함을 한반도 주변 해역에 전개함에 따라 일각에서는 ‘미국이 북한을 선제타격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북한이 오는 15일 김일성 생일과 16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방한 등을 앞두고 핵실험이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할 경우 한반도 정국은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주 시진핑 중국 주석이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에 머무는 사이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공군기지 공습을 명령한 것도 미국이 대북 군사행동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10일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습니다. 한국과 미국 모두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바라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입니다.

이덕행 통일부 대변인: 미국에서는 특히 대한민국의 통일정책, 대한민국의 대북정책을 지지한다고 얘기를 했고, 또 우리 정부는 모든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정책을 추진해왔기 때문에 일각에서 우려하는 미국의 '선제타격론'이라든지 이런 것들은 크게 우려하실 필요는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도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 가능성과 관련해 "국가안보와 국민안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보고 결정해 미국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홍 장관은 "결국 안보의 핵심은 국민안전을 지키는 것”이라며 “선제타격의 목표는 북핵 해결이지만 한국 입장에서는 선제타격이 가져올 다른 여러 문제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또한 홍 장관은 "미국과의 협의는 충분히 잘 될 수 있다"면서 "새 정부 들어서도 한미 공조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통일부 측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CVN 70)가 최근 한반도 주변 해역에 다시 전개된 가운데 나왔습니다.

지난달 한미 연합훈련에 참여했던 칼빈슨호는 이달 초 싱가포르에 입항해 호주로 향할 계획이었지만 보름여 만에 다시 한반도 주변 해역으로 출동한 겁니다. 북한이 군사적 도발을 하지 못하도록 압박하는 의도 등이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남한의 국방부는 미군의 이번 조치가 “한반도 상황의 엄중함”을 인식한 결과라고 평가했습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 북한의 전략적 도발, 특히 핵실험이라든가 미사일 발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차원으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떠다니는 군사기지’라는 별칭을 가진 칼빈슨호는 축구장 3개 넓이의 갑판에 전투기와 조기경보기 등 80여대의 항공기를 탑재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의 정상회담 직후 북한과 관련한 첫 조치로 칼빈슨호를 한반도 주변 해역에 보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중국을 상대로 북핵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하는 한편, 북한이 추가 도발시 공격 당할 수 있음을 경고하는 의미가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지난 7일 미중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며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중국 측과 조율이 불가능하다면 미국은 “독자적인 방도”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미국 측 언론은 틸러슨 장관이 밝힌 ‘독자적인 방도’로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 한국에 대한 전술핵무기 재배치, 대북 군사행동 등을 거론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