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지방에도 특권계급 ‘1번 동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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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에서 '1'이라는 숫자는 대부분 김일성, 김정일 등 최고권력자와 연관돼 있습니다. 최고 지도자를 의미하는 숫자인데 최근 지방에도 '1번 동지'라 불리는 권력층이 생겨났다고 내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 1호나 1번이라는 숫자는 ‘최고 존엄’을 가리키는 대명사입니다. ‘1호 행사’, ‘1호 도로’, ‘1호 역전’ 등 ‘1’이라는 숫자는 최고 지도자에게만 붙이는 수식어로 북한 주민들속에 뿌리 깊게 인식돼 왔습니다.

그런데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지난 달 30일 “이제는 도당책임비서나 부서 책임자들까지 다 ‘1번 동지’로 통한다”면서 “이러한 변화는 아첨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지방 하급 간부들이 자신의 상관이 최고라는 의미로 부르기 시작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소식통은 “특히 출신성분이 좋은 간부들일수록 지역에서 자신만의 소왕국을 구축하고 ‘1번동지’로 행세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부령군당 책임비서 고응선은 함경북도에서도 ‘1번동지’로 알려진 대표적인 인물”이라면서 “그는 광복전 김일성과 함께 중국 길림육문중학교를 다닌 할아버지 고재룡의 손자로 부령군 일대에서 ‘1번동지’로 행세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나 “고응선은 특히 쌍말과 횡포가 심하기로 이름난 자로 알려져 있다”며 “자신의 아내와 장사를 하던 주민을 보안서 구류장에 억류하고 직접 폭행해 ‘조선형법에도 없는 사적이고 불법적인 폭행을 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그의 악행과 비리에 분노한 부령군 주민들이 수차례 중앙에 신고했으나 중앙의 처리는커녕 오히려 고응선을 신고한데 대한 앙갚음만 당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 부령군의 또 다른 소식통도 “부령군의 군당책임비서는 무지막지한 성격을 가진 ‘1번동지’로 알려져 있다”면서 “지난 7월에도 그의 지시로 산림조성 사업이 진행되면서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한 적이 있다”고 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고무산은 45도 경사면을 가진 가파른 산발로 이루어져있다”면서 “산에 뙈기밭을 일구고 두엄을 날라 옥수수를 심은 한 재일동포가 군당책임비서의 지시로 인해 개인밭이 절단나자 일본으로 도로 보내달라고 항의하는 사건이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다 자란 강냉이를 베어내고 그 자리에 나무를 심으라는 군당책임비서의 지시는 주민반발을 불러왔다”면서 “주민생활은 안중에도 없이 ‘1번동지’로 행세하는 군당책임비서에 대한 분노가 중앙에까지 번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들은 소위 ‘1번동지’는 비단 부령군만이 아닌 전국 각 지역들에서 현대판 특권층의 새로운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지방마다에 등장하고 있는 ‘1번동지’들의 위세와 전횡은 민심을 더욱 흉흉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