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에 대한 제재가 본격 실시되면서 식량과 기름 값이 급등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이를 두고 "장마당이 암에 걸렸다"고 비유한다고 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과 국제사회의 포괄적인 대북제재가 실시되면서 불투명한 앞날에 대해 북한 주민들은 “북한 장마당이 암에 걸렸다” 이렇게 표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경북도 나선지방 주민들로부터 북한 장마당 물가를 직접 확인했다는 중국의 한 대북소식통은 24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유엔 제재 소문이 함경북도와 함경남도 주민들 속에 널리 퍼지기 시작하면서 우선 장마당에서 쌀과 기름 값이 오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 : 주민들이 대북제재에 대해 소문을 통해 알게 되니까 매일 같이 쌀 값이 올라가고, 휘발유 가격도 올라가고 하루가 다르게 올라간다고 해요. 예를 들어 쌀 값이 4,500~5,000원이었는데, 자고 깨면 하루에 500원씩 올라간다고 합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3월 2일 유엔결의 2270호가 발표된 직후 양강도와 함경도 국경지방에서 물가가 오르내리는 등 일부 변동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북한 내륙지방 장마당까지 물가가 전반적으로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특히 중국이 제재에 동참하고 있다는 소문이 확산되면서 앞으로 물자조달이 어려워질 것 같다는 예상이 물가상승을 부추기는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 : 세계적으로 북한에 대해 압력 가하고, 제재한다는 것을 주민들이 알게 되면서, 놀라서 '이러다가 중국까지 막게 되면 우리는 먹을 게 없겠구나' 하고 생존하기 위해서 사재기 하는 겁니다. 주민들이 중국사람들 앞에서 막 암에 걸렸다고 말하는 정도니까 어떻게 됩니까,
북한 주민들이 “장마당이 암에 걸렸다”고 표현하는 것도 현재 북한 보위부를 비롯한 공안당국이 민심을 철저히 감시하는 것과 관련해 처벌을 피하기 위해 쓰는 에둘러 쓰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 : 사람이 암에 걸리면 얼마 못 가지 않나요? 그런데 장마당이 암에 걸렸다는 것은 사람에 비유해 말할 때 얼마 못 가서 끝이 난다는 소립니다.
그는 “유엔제재가 시작되어 며칠이 지나 민심이 변하고 있다”면서 “이제 돈 있는 사람들은 쌀과 물건을 사들이기 시작하면 장마당은 얼어붙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함경북도 지방을 수시로 왕래하는 또 다른 중국 상인도 “현재 청진시 수남 장마당에서 중국산 쌀 한 킬로그램은 3위안 80전에 거래되고 있다”면서 “이는 열흘 전에 하던 3위안 20전에서 60전 가량 상승한 가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현재 제재 소문이 나면서 가장 먼저 생활 필수품인 쌀과 기름 값이 오르고 있다”며 “중국이 물자를 제한한다는 소문이 주민들 속에 퍼지면서 사재기 등이 기승을 부리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