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간부들도 김정은 지원약속 안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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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경제 파탄에도 불구하고 여러 산업현장을 돌아보며 대규모 지원을 약속하고 있어 북한 간부들마저도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도대체 지켜질 수 있는 약속인가 하는 건데요. 자세한 소식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민심잡기에 나선 김정은 제1위원장이 여러 산업 현장을 돌아보며 대규모 지원을 약속하고 있습니다.

김 제1위원장은 군수공장인 강동정밀기계공장을 찾아가 공장 현대화에 필요한 모든 문제를 풀어주겠다고 약속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6일 밝혔습니다.

중앙TV 녹취: 공장현대화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을 당에서 모두 풀어주겠다는 은정 깊은 말씀을 하시였습니다.

또 지난해 말에는 평양시 버섯공장과 평양메기공장, 김정숙 평양방직공장을 찾아가서도 전폭적인 지원을 담보했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현장에서 자신의 의도나 즉흥적인 생각을 모두 "당중앙의 의도, 당의 결심"이라고 표현하면서, 즉석에서 수행한 간부들에게 과업도 주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김 제1위원장의 이 같은 약속에 대해 북한의 웬만한 간부들은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을 방문하고 있는 한 북한 주민은 "저렇게 약속을 많이 하는 데 돈이 어디서 나겠는가?"면서 "현재 조국(북한)은 전력사정으로 인해 국영 공장, 기업소들이 대부분 가동을 멈추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수력발전소가 돌아가지 않아 몇 개 화력발전소만 겨우 가동되는 형편"이라며 "정전이 잦고 전력계통이 불안정해 연속생산공정 시설들은 대부분 멈추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중국이 환경오염을 문제 삼아 북한으로부터의 석탄 수입을 꺼리기 때문에 외화벌이에도 빨간 불이 켜진 상태입니다.

이 무역상은 "현재 조선에서 외화벌이는 광물과 원자재 수출밖에 없는데, 생산물이 없어 팔게 없다"면서 "그런데 (김정은이) 저렇게 약속하고 다니면 무역일꾼이나 해외 노동자들만 허리가 휘게 된다"고 우려했습니다.

북한은 올해 들어서도 '충성의 당자금'을 마련한다는 구실로 무역일군들에게 외화 과제를 하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김정은 제1위원장이 "당에서 책임지고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자주 하자, 일부 북한 간부들은 자금 출처에 대해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심양에 나온 또 다른 북한 소식통도 "나라의 재정상황이 안 좋은데도 유원지와 스키장을 건설하는 것을 보면 어딘가 원천이 있는 게 분명하다"며 북한의 외화벌이 방식에 의문을 표시했습니다.

과거 김정일 시대에는 불법 무기거래와 마약 생산, 위조달러 등으로 외화를 벌었지만, 김정은 시대에는 이러한 불법 거래들이 국제사회의 촘촘한 감시망에 발각되어 큰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