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새 대북제재 고려 도발 ‘숨 고르기’”

앵커: 북한이 예상과 달리 10일 노동당 창건 기념일을 맞아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추가 도발에 나서지 않은 데 대해 전문가들은 유엔과 미국의 대북제재 강화에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서 '숨 고르기'에 들어선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의 김현욱 박사는 북한이 미국의 대북 독자제재에 특히 우려하고 있을 가능성을 지적했습니다.

김 박사는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통화에서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 즉 2차 제재 조치 시행의 더 큰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도발을 자제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현욱 박사 : 이번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나섰다면 미국이 바로 '세컨더리 보이콧'을 이행할 것으로 봅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목표가 차기 미국 정부인데 매를 미리 맞을 필요가 없었을 것으로 봅니다.

김현욱 박사는 미국의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과 교류하는 중국 기업에 대한 전면적인 제재에 들어갈 경우 중국과의 경제적 마찰 등을 고려해 현재 ‘세컨더리 보이콧’의 전면 이행을 주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6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에 나서면 ‘세컨더리 보이콧’을 전면 이행하라는 한국 측의 강한 요구를 받고 있을 미국이 실제 그러한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는 설명입니다.

일각에서는 현재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안을 놓고 협의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나 러시아 측 입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행보란 분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중국은 앞서 북한의 민생용 광물 수출은 제재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고 러시아는 협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렇게 북한 측 입장을 옹호하는 중국이나 러시아 측의 입장을 북한이 배려하려 한다는 설명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의 한 국방 관리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아직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나 6차 핵실험과 관련한 기술적 준비가 미흡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북한 측이 우주개발 관련 발언을 내놓은 만큼 올해 안에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리는 오는 11월 8일 미국 대통령 선거 전후나 12월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5주년 기념일, 또 12월 30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군 최고사령관 취임 5주년 기념일을 전후해 북한이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또 일각에서는 미국의 새 행정부가 들어서는 내년 1월 이후, 특히 1월 8일 김정은 위원장 생일을 전후로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편 한국 통일부의 정준희 대변인은 10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은 언제든 도발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준희 대변인 : 북한은 핵이든 미사일이든 언제든 도발할 준비는 돼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정 대변인은 북한의 도발 가능성과 관련해 한국 정부는 항상 예의주시하고 있고 만전의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