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리을설 북한 인민군 원수의 장례 과정에서 최룡해 노동당 비서의 실각 등 신변 이상설이 제기되고 있는 데 대해 전직 미국 정보기관 고위 관리들은 내년 5월로 예정된 7차 당대회를 앞둔 시점에 주목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위원장을 맡은 리을설의 장의위원 명단에서 빠진 데 이어 김 제1비서의 조문에도 동행하지 않은 최룡해 노동당 비서.
실각설에 이어 와병설 등 갖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전직 미국 정보기관 관리들은 좀더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가비확산센터 소장은 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최 비서가 실각했다고 결론내리긴 이르다고 말했습니다.
조셉 디트라니 : 이례적 상황이지만 실각했다고 단정짓긴 이르다고 봅니다. 와병 등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죠.
존 메릴 전 미국 국무부 정보조사국(INR) 동북아담당 국장 역시 최룡해와 같은 고위급이 사라지면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겠지만 실각 등 성급한 결론에는 반대했습니다.
존 메릴 : 미국 정보기관 역시 북한 당국의 추가 발표 등을 주시하면서 면밀히 관찰하고 있을 겁니다.
최근까지 미국 정보부서에서 대북 정보를 직접 다뤘던 디트라니 전 소장과 메릴 전 국장은 그러면서 북한이 내년 5월 개최를 예고한 제7차 당대회에 주목했습니다.
새로운 정책이 제시되고 새 인물이 대거 등장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에서 최 비서가 실제 실각했다면 북한 최고 권부 내 물갈이의 전조일 수도 있다는 겁니다.
존 메릴 : 김 제1비서는 이미 권력을 장악한 상태로 내년 당대회에서 새로운 정책을 들고 나올 걸로 예상됩니다. 더 젊고 김 제1비서에 충성하는 새 인물이 대거 발탁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디트라니 전 소장도 집권 4년차에 접어든 김 제1비서가 향후 10-20년을 내다보고 국내외 정책 방향을 결정해야 할 시점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조셉 디트라니 : 지금은 김 제1비서에겐 변곡점(inflexion point)일 수 있습니다. 그로선 앞으로 국내외적으로 나아갈 방향을 결정해야 하는 시점이지요.
디트라니 전 소장은 북한이 최근 한국은 물론 중국과도 적극 관계개선에 나서는 등 긍정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김정은 체제가 안정적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