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차관보 지명자 “한국 동의없이 북한과 전쟁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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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한국의 명시적 동의없이 미국이 북한과 전쟁에 나서는 건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미국 국방부 동아태담당 차관보 지명자가 밝혔습니다. 이론적으로는 미국의 단독 군사행동이 가능하지만 한국의 동의와 지원없이 한반도에서 전쟁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이유에서입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랜들 슈라이버 신임 미 국방부 동아태 차관보 지명자는 16일 상원 군사위원회의 인준 청문회에서 한국의 동의없는 미국의 대북 공격에 부정적 의견을 밝혔습니다.

슈라이버 지명자는 상원 군사위의 ‘한국과 일본의 명시적 동의없이 북한과 전쟁을 시작하는 게 가능한가’라는 사전 정책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는 이론적으로는 한국과 일본의 명시적 동의없이 북한과 전쟁을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불완전하고 위험한 방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한국과 일본 정부의 지원이 없을 경우 미국이 이 지역의 군사기지를 사용할 수 없고 한국∙일본군과 조율도 불가능해 대북 군사행동을 지속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이 현실적인 제약 탓에 한국의 사전 동의없이 독단적으로 대북 군사공격을 포함해 한반도에서 전쟁을 시작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의회 인준을 앞둔 국방부 고위 당국자가 시인한 것이어서 주목됩니다.

슈라이더 지명자는 또 비록 미군이 전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전투력을 보유하고 있긴 하지만 북한의 위협에 맞서 한국, 일본과 협력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군의 동아시아 주둔이 사실상 한국과 일본의 군사 기지와 시설에 대한 접근이 가능한 데 따른 것이라는 겁니다.

슈라이더 지명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전쟁 또는 북한의 핵 보유 인정이라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외교를 통한 북한 핵문제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랜들 슈라이더 : 최고의 대북 압박 작전이 대화를 위한 환경을 제공해 줄 거라고 믿습니다. 북한과 전쟁 또는 핵보유국 인정이라는 양자택일의 덫에서 벗어나는게 중요합니다.

그는 다만 북한이 한국의 대화 제의에 응하지 않는 등 현재로선 북한이 대화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