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동해안으로 옮긴 중거리 미사일 2기를 기습적으로 발사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은 북한이 추가도발을 삼가고 국제의무를 준수하라고 거듭 촉구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국방부의 조지 리틀 대변인은 5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추가도발에 나서면 이를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further provocative action would be regrettable.)
리틀 대변인은 북한이 준수해야 할 국제의무에서 벗어나는 미사일 시험 발사는 도발 행위라면서 북한은 국제기준(norms)과 그들의 약속(commitments)을 지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리틀 대변인은 북한이 동해안으로 이동한 중거리 무수단 미사일을 이동식 발사대에 실어 특정 시설에 은닉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습니다.
앞서 한국 정부의 한 고위 소식통은 북한이 첩보망에 노출되도록 미사일을 열차로 이동시키고 나서 미사일 탑재 차량을 숨긴 것은 “기습적으로 발사하겠다는 의도로 판단된다”고 언론에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백악관의 제이 카니 대변인도 이날 정례기자설명회에서 북한이 재차 미사일 발사에 나선다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제이 카니 대변인: 북한이 미사일 발사 준비를 하고 있다는 보도를 잘 알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런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고 북한이 그런 행동에 나선다 해도 놀라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북한이 도발을 멈추고, 대신 국제의무를 준수하고 주민들을 먹이는 일에 집중하길 재차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독일을 방문한 미국의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은 북한의 최근 도발 위협이 과거 수십 년 간 반복된 오랜 행동양식(pattern)이라면서 그 위협 양상이 과거와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같은 발언에 대해 AP통신은 그가 현재 한반도의 긴장 상황이 전쟁으로 치달을 것으로 믿고 있지 않다는 점은 암시한다고 전했습니다.
뎀프시 의장은 하지만 북한이 미국에 핵 타격을 위협한 것은 새로운 일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는 매우 무모하다(reckless)고 비난했습니다.
한편 북한의 도발 위협에 맞서 ‘위력과시’에 나섰던 미국 정부가 북한을 지나치게 자극하지 않기 위해 수위 조절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AFP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 등 언론은 4일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북한의 오판을 막기 위해 미국의 군사력 과시 전략을 잠시 중단하기로 했으며 한반도의 전쟁을 피하기 위해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미국의 수전 라이스 유엔 주재 대사도 5일 미국은 북한을 공격할 의사가 없다면서 세계가 북한의 도발에 너무 성급하게 대응해선 곤란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미국 정치인들은 북한의 위협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대응을 거듭 촉구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은 5일 미국 CNN방송에 출연해 경제제재를 통해 북한 정권을 붕괴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에드 로이스 위원장: 잘못된 북한의 도발 행위를 보상해주는 과거의 행태를 반복하는 대신 국제사회는 국제금융체제(international banking system)에서 북한을 단절시켜 북한 정권이 무너지도록 해야 합니다.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공화당 간사를 맡고 있는 제임스 인호프(James Inhofe) 의원도 지난 3일 미국의 한 방송에 출연해 제 정신이 아닌(deranged) 북한 지도자 김정은은 대미 핵 공격에도 나설 수 있다면서 미국은 당장 대북 선제타격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