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에 중국이 찬성한 이후 북한 당국이 북한내 화교들에게 각종 제약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의 핵실험강행으로 중국이 유엔 안보리 제재결의에 동참하자 북-중 관계가 껄끄러워졌고 북한당국이 북한 내 화교들에게 분풀이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얼마 전 중국에 나온 평양거주 보따리 무역상인 화교 장 모 씨는 “화교들에게 장사활동을 하지 말라는 북한당국의 엄명이 내려와 화교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밝혔습니다.
한 달전 중국에 나왔다는 청진 거주 화교 주 모 씨는 “아직 청진에는 그 같은 지시가 내리지는 않았다고 들었지만, 평양에 조치가 내려졌다면 지방이라고 해서 무사할 리는 없을 것”이라며 “화교들의 유일한 생계수단인 장사를 금지하면 굶어 죽으라는 얘기나 다름없다”고 북한당국을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들 화교들은 “북조선 정책은 죽 끓듯이 변하는 것이기에 이 조치가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한동안은 조선당국의 눈치를 보며 납작 엎드려 지내야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들은 “최근 조선당국이 북한 내 화교들에게 각종 제재를 가하고 있다”면서 “유엔안보리 제재결의안에 중국이 찬성한 것에 대한 분풀이가 분명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텔레비전에서의 중국영화 방영중지, 외부에 유출하지 않는 조건으로 화교들에게는 문제 삼지 않던 남조선 영화 시청금지, 손전화 등록 불허 등 외에도 최근에는 화교들을 트집 잡기 위한 불시 가택수색이 부쩍 늘었다는 겁니다.
소식통들은 또 “북한당국이 지난 4월 초 전쟁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면서 신변을 보장할 수 없다는 이유로 조선에 주재하고 있는 외국 공관원들에게 철수 권고를 내렸을 때 화교들에게도 조선을 떠나라고 했었다”면서 “이는 미운털 박힌 화교들을 조선에서 내쫓으려는 수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내 화교들은 북-중 관계가 좋고 나빠짐에 따라 북한당국이 대하는 태도도 달라지기 때문에 화교들로서는 북-중 관계의 명암에 매우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최근의 냉랭한 북-중 관계는 북한 내 화교들을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광복 후 약 8만 명에 달하던 북한 화교들은 당국의 각종 제재와 주민들의 멸시로 인해 대부분 중국으로 돌아가고 현재 북한에 거주하고 있는 화교는 2~3천 명 정도라는 것이 북한 화교들이 증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