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영예군인들 생활고로 범죄 수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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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함경남도 단천시에서 영예군인(상이군인)들 간에 패싸움이 일어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생활난으로 인한 영예군인들의 잦은 다툼이 살인까지 불러왔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3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영예군인들끼리 패싸움을 벌려 2명이 사망하고 십여 명이 중상을 입는 사건이 함경남도 단천시에서 발생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영예군인들을 돌보지 않는 중앙의 처사에 주민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해당 사건은 8월 4일부터 6일 사이에 발생했다”며 “단천역을 장악한 해운동패와 여해진역을 장악한 검덕패 사이의 이권다툼이 큰 패싸움으로 번지고 결국 살인의 비극으로 치달았다”고 말했습니다.

패싸움은 8월 4일 해운동패가 자신들의 구역인 단천항에 들어와 해산물 도매사업에 개입하려던 검덕패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며 그 과정에 해운동패가 검덕패 조직원들을 심하게 구타해 쫓아 버렸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또 구타당하고 쫓겨난 검덕패가 인원을 보충해가지고 8월 6일 새벽 항구동 여관에 둥지를 튼 해운동 패를 기습해 잠에서 미처 깨지도 못한 조직원들을 벽돌과 몽둥이, 삽까지 동원해 무자비하게 구타했다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이 싸움으로 해운동패의 조직원 2명이 사망하고 십여 명이 중상을 당했다며 “초기 패싸움에 개입한 항구동 보안서가 주모자들을 제때에 체포했더라면 살인의 비극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단천시 주민들은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15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도 “도 보안국(경찰)이 청진시 포항구역에서 영예군인 깡패조직 핵심성원 7명을 체포했다”며 “단천시에서 일어난 패싸움을 계기로 영예군인들의 범죄행위를 전국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당국의 이 같은 대처에 자식들을 군대에 보낸 후방가족들과 영예군인 가족들은 “나라를 위해 군사복무를 하다 장애자가 된 영예군인들이 오죽했으면 범죄의 길을 택하겠느냐”면서 영예군인들을 돌보지 않고 외면하는 중앙의 처사를 비난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영예군인들을 사회적으로 우대한다고 말로 떠들기만 할 뿐 정작 그들에게 필요한 의료혜택이나 배급은 전혀 없다”며 “극심한 생활난에 허덕이던 영예군인들은 마약이나 절도, 조직적인 강탈행위 나설 수밖에 없다”고 영예군인들의 비참한 처지를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