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외국공관 철수 권고 “정치적 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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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5일 평양주재 외국 공관들에 철수를 권고한 것은 북한과 외교 관계에 있는 국가들을 끌어들여 한국과 미국에 직접대화를 압박하려는 북한의 '정치적 술수'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

러시아 외교관 출신 한반도 전문가 게오르기 톨로라야 박사는 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평양 주재 러시아 공관이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며, 북한의 외교 공관 철수 권고는 ‘정치적인 술수(political gesture)’라고 말했습니다.

톨로라야 박사 : 제가 오늘(5일)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과 통화를 했습니다. 상황은 평상시와 크게 다를 바 없이 정상적인 업무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북한이 자국과 외교 관계를 맺은 나라들에 한반도 긴장 상황이 그들에게도 심각한 문제임을 전하는 '정치적 제스처'입니다.

I talked to the Russian Embassy people in Pyongyang. The situation is quite normal. Nothing is terribly going wrong. This is just a “political gesture” that the leadership of the countries with diplomatic relations with North Korea to take this situation seriously.

톨로라야 박사는 이것은 북한과 외교관계가 있는 국가 원수들에게 한반도가 전쟁 위기 상황임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라는 경고와 함께 1999년 유고슬라비아 주재 중국대사관 오폭사건과 같은 사고가 발생할 경우 북한은 책임이 없다고 발뺌을 하기 위한 속셈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외무성은 5일 러시아, 영국 등 북한 내 외교 공관과 국제단체들에게 분쟁이 발생할 시에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며 다른 곳으로 이전하거나 철수를 원할 경우 북한측이 제공할 도움이 무엇인지 이달 10일까지 통보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이것은 최근 일련의 도발적 수사의 일환이라는 분석입니다.

북한에 외교 공관을 두고 있는 영국, 도이췰란드, 불가리아, 체코, 폴란드, 루마니아, 스웨덴 등 7개 유럽연합 국가는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 긴밀하게 논의했으며, 6일에도 평양에서 공동대처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협의를 계속하기로 했지만 즉각적인 철수 결정은 내리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영국 외무성은 5일 성명을 통해 이같은 내용을 전하고 즉각적인 공관 철수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No decisions have been taken, and we have no immediate plans to withdraw our Embassy.)

도이췰란드 외무부도 5일 북한이 최근 취하는 일련의 조치들은 “용인할 수 없다(unacceptable)”는 입장을 리시홍 베를린 주재 북한대사에 분명히 전달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외무부 관계자: 귀도베스티벨레 외무장관을 대표해 아시아국장이 북한의 리 대사에게 공식채널을 통해 북한이 최근 취한 정책들을 '절대 용인할 수 없다(completely unacceptable)'는 우려를 전달했습니다.

We have expressed our concern and our dissatisfaction that the policies of Pyongyang and the measures taken are completely unacceptable…that is the message that we wanted to convey on this official channel.

유럽연합 27개국 대표들은 오는 8일 벨기에의 브뤼셀에서 이 문제를 검토하기 위한 만남을 가질 예정입니다. 유럽연합은 북한에 별도의 외교대표부를 두고 있지 않지만 미국, 한국, 일본, 중국 등 국제 협력국들과 긴밀하게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국무부의 빅토리아 눌런드 대변인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북한의 스웨덴 대사관으로부터 이와 같은 사실을 통보받았다면서, 북한이 계속해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수사(escalating series of rhetorical statement)를 내놓고 있는 목적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신중하고 적절하게 대응하며 북한이 고립이 아닌 다른 선택을 하길 바라며(change course of action), 중국도 이러한 노력에 동참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They are also looking at what more they can do to get DPRK’s attention.

익명을 요구한 유럽 외교관 출신 한반도 전문가도 자유아시아방송에 상황이 심각하게 전개되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엄청난 재앙’을 막기 위해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