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이 내부적으로 핵보유를 기정사실화 하면서 2호 창고식량을 방출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북한 소식통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현대전에 걸맞게 불필요한 전시예비물자를 대폭 줄이라고 지시했다는 발언도 전했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 국경 지방의 한 군수공장 노동자는 "요즘 먹을 게 제일 없는 봄철인데도 군수공장 노동자들과 탄광 지구에 현미쌀이 공급되고 있다"면서 "평양시민들은 이미 3월부터 2호미를 배급받고 있다"고 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익명의 소식통: 2호 전시예비식량도 대량으로 축소하고, 여태까지 비축했던 식량도 일정부분 다 내라, '3일 전쟁 시나리오'인데 뭐 1년치 식량 가지고 있을 필요 있냐고 하면서 많은 군수공장들을 줄여서 ....
그는 "노동당 강연에서도 지난 3월말에 있은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핵무력과 경제건설 병진노선'이 나온 것은 과거처럼 비용이 많이 드는 군수공업을 다 같이 발전시킨다는 소리가 아니라 핵무력만을 특별히 발전시킨다는 의미라면서 앞으로 인민생활이 좋아질 거라고 안심 시킨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동안 북한에서는 군수공업에 집중됐던 막대한 재화를 내각 경제에 돌려 민생경제를 회생시킨다는 주장이 간헐적으로 제기되어 왔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북한의 이런 움직임은 핵보유에 대한 자신감을 주민들에게 과시하면서 막대한 재원이 들어가던 군수공업에 대한 주민들의 거부감을 해소하고 경제발전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주민 통제를 안정적으로 끌어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이 소식통은 "북한에서 2호미가 사회에 풀려서 그런지 장마당 쌀값이 오르지 않는다"면서 "현재 신의주 장마당에서는 쌀 1kg이 5천500~6천 원대를 기록하면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유엔세계식량계획(WFP)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하루 400그램의 식량을 주민들에게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이 전시예비물자를 배급하고 있다는 주장은 3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발사에서 김정은 제1비서가 자신감을 얻었다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한 고위층 탈북자는 "과거 김일성 김정일은 알 전쟁, 기름전쟁을 표방하면서 재래식 무기 개발에 주력했지만, 김정은은 핵과 미사일 등 비대칭 전력을 강화하는 데 집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김정일은 전쟁이 시작되어 종료까지를 최소 6개월로 보고 식량 100만 톤을 2호 창고에 보관해왔다"면서 "매해 가을철이 되면 노동당행정부 산하 2호 사업부에서는 각 농장에 나가 햇곡식을 걷어 들여 2호 창고에 보관하고, 대신 묵은 쌀을 사회배급망에 방출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김정은이 군량미를 풀어 식량난을 좀 완화시키겠지만, 비생산 노력인 북한군을 크게 줄이지 않는 한 식량난이 결정적으로 해결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북한이 군량미를 풀어 주민들에게 배급하는 것은 춘궁기 들어 식량난을 막으려는 미봉책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중국 국경지방의 한 소식통은 "3차 핵실험이후 북중 관계가 악화되어 북한 무역기관들이 식량수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봄철에 대량 아사가 발생해 가까스로 회복된 김정은 우상화에 흠집이 날까봐 북한 당국도 우려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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