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군부대, 승마장 건설지시에 당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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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인민무력부와 인민보안부 내무군 각 군단, 사단들에 '승마장' 건설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군부대 간부들조차도 이러한 지시에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인민무력부가 산하 각 군단, 사단들에 ‘승마장’ 건설을 지시한데 이어 인민보안부도 내무군 부대들에 ‘승마장’ 건설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4월 3일, 9군단의 주요 간부들 십여 명이 ‘승마장’ 건설 부지를 확인하기 위해 경성군 대항리 일대를 돌아보았다”며 “이곳 말고도 어랑군과 명천군에도 9군단 ‘승마장’이 건설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함경북도 주둔 9군단 간부들과 연계가 있는 이 소식통은 지난해 말에 이미 인민무력부 산하 각 군단들과 직속사단들에 ‘승마장’을 건설할 데 대한 김정은의 지시문이 내렸다며 지시문이 내린 후 승마장 건설 위치를 이미 확정해 놓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지금껏 눈이 녹지 않아 이제야 ‘승마장’건설 부지를 돌아보게 된 것이라며 부지까지 조사했으니 곧 건설이 시작될 것이라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또 9군단이 경성군과 어랑군, 명천군에 ‘승마장’을 건설하는 목적에 대해 칠보산과 관모봉 일대에 있는 김정은의 특각(별장)과 가깝기 때문이라며 김정은이 함경북도를 현지 시찰할 때 직접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양강도의 소식통도 “풍서군과 보천군, 삼수군 일대에 10군단과 인민보안부 산하 내무군 ‘승마장’이 건설될 예정”이라며 “필요한 자재들을 모두 부대 자체로 해결하라는 것이어서 군 간부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군부대들마다 ‘승마장’을 건설하라면서도 정작 필요한 자재들은 자체로 해결하라는 건데 맨주먹에 총밖에 없는 군인들이 무슨 수로 그런 자재들을 구하겠냐는 군 간부들의 불만을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양강도의 소식통은 “승마장이라는 게 단순히 건설해 놓으면 되는 것이 아니다”면서 “승마장에 넣을 말들은 어데서 구하며 말먹이는 또 어떻게 대겠는가?”고 반문했습니다.

특히 말을 기르려면 귀밀(밀 종류)과 렌지무(당근)가 꼭 있어야 한다며 군인들도 먹을 것이 없어 허덕이는데 사람의 몇 배나 먹는 말 사료를 어떻게 대라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면서 “군 간부들도 이러한 지시를 ‘실현 불가능한 지시’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현실을 무시해도 너무 무시하는 지시에 군 간부들도 난감해 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