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지고, 오극렬 뜨나···

앵커: 장성택 숙청이후 오극렬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공개석상에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장성택과의 이권다툼에서 밀려났던 오극렬이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 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장성택 숙청과 때를 같이해 오극렬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산하 무역회사들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국경지방의 한 북한 소식통은 "장성택 처형 이후 오극렬 산하에 있는 대남연락소 외화벌이 회사와 무역기관 등 이권기관들이 활약하기 시작했다"고 1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실적 부진으로 존폐위기까지 몰렸던 국방위원회 산하 한 대남연락소 회사는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LPG가스 수입허가를 전담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권력층 움직임과 관련해 그는 장성택 숙청 후에도 연락소 외화벌이 간부는 수만 달러짜리 벤츠를 몰고 고급 식당을 드나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직원이 40~50명 되는 이 회사는 1년 외화벌이 계획으로 200만 달러를 상납해야 했지만, 장성택 세력에 밀려 실적이 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성택 휘하 무역기관들이 석탄, 광물, 수산물 등 주요이권을 거머쥐자, 오극렬 산하 회사들은 대부분 외상거래를 요구하고 나서 중국의 무역 대방들로부터 외면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장성택 숙청으로 다시 기지개를 펼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북중 무역에 관여하는 한 대북사업가는 "오 아바이(오극렬)는 여전히 건재하다"는 말로, 그가 여전히 국방위원회 외화벌이 영역을 틀어쥐고 있으며 달러벌이에 기질이 있는 그가 앞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오극렬의 등장으로 북한에서 마약과 위조지폐 등 불법거래가 다시 고개를 쳐들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는 "북한 간부층에서도 오극렬을 가리켜 '국제테러범'으로 소문났다"면서 "그가 외국에 나가지 못하는 건 이런 불명예가 있기 때문"라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3월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을 막기 위해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 등 개인 4명과 조선무역은행을 제재 대상에 새로 추가했습니다.

오극렬은 노동당 작전부장 시절부터 일명 '수퍼노트'라는 100달러짜리 위조지폐를 만들고, 마약을 밀매해 '검은 돈'을 벌어들여 미국 등 서방에서는 요주의 인물로 찍혔습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장성택 처형이후 다시 빨치산 원로세력을 부각하고 나선 상황에서 오극렬의 행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한국 통일부 당국자도 밝힌바 있습니다.

오극렬의 등장은 평양 특권층 자녀들의 사조직인 '봉화조'에서 아들 오세원이 지도자급이라는 점도 주요 변수로 꼽힙니다.

한미 정보당국은 오극렬의 아들 오세원이 평양 최고위층 자녀들의 사조직인 '봉화조'를 이끌고 있다고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각에서는 김 제1위원장의 형 정철도 봉화조를 등에 업고 김정은의 권력기반을 돕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기 때문에 오극렬의 등장이 예사롭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