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우크라이나가 신형 미사일용 로켓 엔진 기술을 북한에 유출했다는 의혹이 근거 없다는 자체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우크라이나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급 ‘화성-14형’ 미사일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로켓 엔진(RD-250)을 포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금지한 군수 물품과 관련 기술을 북한에 제공한 사실이 없다고 22일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NSDC)는 이날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에게 제출한 뒤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대북 로켓 엔진 기술 유출 의혹과 관련한 진상 조사 보고서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보고서는 특히 북한에 흘러간 것으로 의심되는 ‘RD-250’ 로켓 엔진과 개량형인 ‘RD-262’ 미사일 엔진이 1991년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제작된 사실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1991년 이전에 우크라이나에서 생산된 ‘RD-250’ 30기와 ‘RD-262’ 10기 역시 1992-2008년 러시아에 납품된 10기의 우주로켓 ‘사이클론 3호’ 제작에 전량 사용됐다고 말했습니다.
보고서는 이들 로켓 엔진 생산라인 역시 1994년 해체돼 현재 우크라이나엔 생산 능력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2013년 이후 러시아로부터 돌려받은 3기의 ‘사이클론 2호’에 장착된 ‘RD-250’ 9기와 ‘RD-262’ 3기가 현재 우크라이나에 남아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습니다.
이어 우크라이나가 그 동안 로켓 관련 기술과 그 부품을 특별 관리해왔다며 2012년 북한이 미사일 관련 도면을 빼내려다 실패한 점은 이를 잘 증명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진상조사 결과가 애초 국립 우주국 측이 밝힌 내용과 다른 것으로 드러나는 등 신뢰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입니다.
우크라이나 국립 우주국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문제의 ‘RD-250’ 로켓 엔진이 국영 로켓 제작사인 유즈마슈에서 2001년까지 생산됐다고 말했습니다.
기자회견 현장음
또 생산된 로켓 엔진도 이날 공개한 40기보다 훨씬 많은 223기라고 밝힌바 있습니다.
한편 보고서는 러시아가 최근 정보기관까지 동원해 북한의 미사일 개발을 우크라이나 기술자들이 돕고 있다는 허위 정보를 흘리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실제 북한의 미사일 개발을 도운 러시아가 이 사실을 숨기기 위해 국제사회의 주의를 의도적으로 우크라이나로 돌리고 있다고 보고서는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포로셴코 대통령은 진상조사를 보고받은 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관련 내용을 제기하도록 외교부에 지시했습니다.
또 우크라니아의 혐의없음이 드러난 만큼 다른 관련국들도 진상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밝혀 러시아를 간접 압박했습니다.
북한에 미사일 엔진을 공급한 의혹을 둘러싼 우크라니아와 러시아의 ‘네 탓’ 공방이 계속 이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