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5월 러시아 전승절 기념 행사에 불참한다고 발표해 모스크바에서 남북 정상의 만남은 불발될 전망입니다. 이런 가운데 여전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다음 달 러시아 방문도 확실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 정부는 다음달 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2차 세계대전 전승 70주년 기념행사에 윤상현 대통령 정무 특보를 보내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다음 달 모스크바에서의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제1비서의 조우는 불가능해졌다는 평가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김 제1비서의 러시아 방문도 아직 장담하긴 이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의 김장수 주중대사는 김 제1비서의 방러를 확신하는 러시아와는 달리 중국 측의 전망은 사뭇 다르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대사는 13일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는 (김 제1비서가) 오는 것으로 거의 확신하는 것 같고 중국은 끝까지 가봐야 안다고 얘기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 측 기대와는 달리 김 제1비서가 돌연 방러 계획을 취소할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고위 관리들이 이번 주 대거 러시아 방문에 나서 김정은 제1비서의 다음 달 러시아 방문을 위한 사전 준비에 본격 나선 것이 아니냐는 상반된 추정도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 관영 언론은 현영철 인민무력부장과 노두철 부총리, 또 궁석웅 외무성 부상 등이 이번 주 러시아를 방문한다고 앞서 보도했습니다.
전문가들도 북한 김정은 제1비서의 러시아 방문에 대해서는 100% 확신할 수 없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습니다.
다만 김 제1비서가 러시아를 방문할 경우 그의 북한 내 위상이 일정 수준 이상 확고하다는 판단 근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13일 워싱턴 DC 근교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에서 강연에 나선 미국 해군분석센터(CNA) 켄 고스 국제관계국장의 말입니다.
고스 국장:만일 김정은이 러시아를 방문한다면 북한 정권은 김정은이 해외에 나가 외국 지도자를 만날 능력에 대해 일정 수준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김정은이 북한 바깥으로 나갈 수 있을 만큼 북한 정권이 안정됐다는 판단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고스 국장은 만일 김 제1비서가 러시아를 방문하지 않는다면 이는 김 제1비서가 아직 외국 정상들과 대면할 준비가 안 돼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 당국으로서도 김 제1비서의 방러 여부를 가볍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