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의 최룡해 당중앙위원회 비서가 김정은 제1위원장의 특사로 11월 17일부터 24일까지 러시아를 방문합니다. 북러 정상회담을 추진하기 위한 방문이라는 관측이 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최룡해 노동당 비서를 김정은 제1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러시아에 파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북한의 이 같은 발표는 14일 오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나왔습니다.
하지만 방문 목적과 시점, 그리고 누구를 만나게 되는지 등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가까운 시일 내에 러시아를 방문하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러시아 외무부는 14일 발표한 언론보도문을 통해 “최룡해 비서가 김 제1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11월 17부터 24일까지 러시아를 방문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최룡해가 모스크바 방문에 이어 극동의 하바롭스크와 블라디보스토크 등도 방문한다”고 러시아 외무부는 덧붙였습니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15일과 16일 오스트랄리아(호주)에서 열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합니다. 이 때문에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로 귀환하는 시점에 맞춰 최룡해가 러시아를 방문하게 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북한과 러시아는 최근 공동으로 북한 내륙철도 현대화 사업에 착수하는 등 경제 분야의 협력을 급속히 강화하고 있으며, 정치 군사 분야에서도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앞서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지난 8일 모스크바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지난 9월에도 북한 리수용 외무상이 러시아를 방문했고, 10월엔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이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최룡해 비서가 김 제1위원장의 특사로 가는 만큼 이번 러시아 방문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나 친서를 전달하고 양국 간 주요현안을 폭넓게 논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와 관련해 일부에서는 북한의 이번 최룡해 특사 파견이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김정은이) 베이징에 가는 게 목적이었지만, 그게 되지 않으니까 꿩대신 닭이라고 푸틴 대통령이라도 먼저 만나 외교적 고립에서 벗어나려는 의도인 것 같습니다. 김정은 입장에서는 무척 조급하죠. 지금 상황에서는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은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지난해 5월 김정은의 중국 방문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최룡해를 특사 자격으로 중국에 파견한 바 있습니다. 당시 최룡해가 시진핑 국가주석까지 만났지만, 결국 중국 측의 거부로 김정은의 방중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