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에서 핵과 미사일 도발에 따른 긴장 국면이 지속되고 있지만, 장마당 통제는 크게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긴장 국면에서도 시장통제를 느슨하게 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평안북도 국경지방의 한 주민 소식통은 “수소탄 시험과 인공위성 발사로 국내 정세가 긴장됐지만, 장마당은 그대로 운영되고 있다”고 1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그는 “광명성 위성발사를 경축하는 군중대회가 전국 각지에서 진행되면서 주민들을 이에 동원시킨 것 외에는 별다른 행사가 없다”면서 “시장관리소도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장마당을 운영하도록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때문에 상인들은 시장으로 출근하고 있고, 8.3 생산(가내부업생산)에 동원된 일반 주민들도 생계를 위해 각자 볼 일을 보러 다니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이로써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에 따른 국제사회 제재를 감안해 주민통제의 고삐를 죄지 않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국제제재의 영향으로 생필품과 식량 가격이 상승하면, 주민 동요가 일어날 것을 고려해 주민 생계 현장의 문을 열어주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소식통은 “지난해 황해도 지방에 벼농사가 잘 되지 않아 평양도 식량 사정이 어려운 데, 장마당까지 단속하면 일반 사람들의 타격이 클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지난해 봄 왕가뭄으로 인해 북한의 식량 총생산량이 그 전년에 비해 60만톤, 즉 14%가 줄어든 것으로 유엔식량농업기구(FAO)도 최근 공개한 ‘북한 식량전망 보고서’에서 밝힌 바 있습니다.
소식통은 “현재 8.3 생산을 하느라 직장에 나가지 않는 사람들은 직장에 돈을 갖다 바치고, 공장에서는 출근자들에게 강냉이(옥수수) 라도 살수 있는 돈을 지급해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김정일 시절에는 정세가 긴장해지면 사람들을 들볶았지만, 지금은 조직생활에 빠져도 비판무대에 올려 세우는 관행은 줄어들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함북도 나선지방에서 연락이 된 다른 주민은 “현재 나선 지방과 국경연선 도시에서 웬만큼 사는 사람들은 전부 위안화나 달러를 사용하지, 조선돈(북한 돈)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2013년 3월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전쟁위기가 조성됐을 때는 저마다 외화를 바꾸어두려는 현상이 나타났지만, 지금은 그런 현상은 눈에 띄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개성공단 남측 인원들을 추방하는 강경조치로 나오기 때문에 앞으로 내부 주민 통제를 어떻게 실시할지 장담할 수 없다고 그는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