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미국의 전문가들은 중국 상무부의 북한 기업 폐쇄 통보 조치가 충실히 이행된다면 북한의 외화벌이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긍정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북한과 중국 간의 밀무역 등 허점(loophole)도 있어 이번 조치의 실효성은 지켜봐야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니콜라스 에버스타트(Nicholas Eberstadt) 선임연구원은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전화통화에서 “중국의 조치는 최근 미국이 취한 대북 독자제재에 따른 결과로 보여진다”며 “이번 조치의 실효성이 있는지 여부는 일단 두고 봐야(wait and see) 한다”고 밝혔습니다.
니콜라스 에버스타트 : 중국은 북한에 원유를 제공하고 있고, 북-중 국경 지역에 밀수가 빈번히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제재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아직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면서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북한은 원유, 식량 등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조치의 한계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보니 글레이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아시아 선임연구원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자우편을 통해 “중국의 이번 조치가 실제로 이행된다면 매우 성공적인 조치”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글레이저 연구원도 이번 조치가 “북-중 국경에서 계속 이뤄지고 있는 밀수를 다루지 않고 있다”고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또한 워싱턴 DC ‘국가이익센터’(center for national interest)의 해리 카지아니스(Harry Kazianis) 국방연구 담당 국장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번 중국의 조치는 북한 경제로 더 많은 자금이 흘러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을 늦추거나 심지어 멈추게 할 수도 있는 조치”라며 김정은 정권의 아킬레스 건을 건드린 것과도 같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습니다.
하지만 카지아니스 국장은 “중국은 처음 몇 개월동안 언론의 관심의 집중을 받을 때에만 이행하는 모습만 보인다”고 말하며 “중국은 북한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 8개를 완벽하게 이행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오직 시간만이 중국이 국제법을 준수할 것인지 아닌지 여부를 알려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윤선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이번 조치의 대상은 중국내 북한 음식점을 포함한 수익 창출 기업”이라며 “중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를 더 강화하기 위한 행동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윤 선 연구원은 이번 조치로 인해 북한으로 들어가는 자금이 줄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윤 선 연구원은 이번 중국의 조치에도 북한은 핵미사일 도발을 중단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동북아시아 전문가인 미국의 고든 창 변호사도 자유아시아방송에 “중국은 미국의 압력 때문에 이번 조치를 취하게 됐다”며 “아무런 제재를 취하지 않는 것 보다는 낫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은 미국과의 마찰을 빚으면서까지 북한을 지지하지만 미국으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다”며 “미국 정부가 계속 압력을 행사 한다면 중국은 제재를 이행할 것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중국은 다시 북한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편, 중국은28일 상무부와 공상총국의 홈페이지 공고를 통해 “지난 12일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75호에 따라 중국 내 북한과 중국의 합작·합자·외자 기업들은 모두 폐쇄하라”고 밝혔습니다.
상무부에 따르면 해당 규정은 안보리 결의가 통과된 지난 12일부터 120일 이내에 북한 기업들을 폐쇄하도록 했습니다. 폐쇄 만료일은 내년 1월 9일입니다.
또한 상무부는 구체적으로 “중국 기업이 해외에서 북한과 함께 설립한 기업도 동일하게 폐쇄조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폐쇄 대상에 북한이 중국 기업들과 합자·합작 형태로 운영해온 북한식당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옥류관 등이 문을 닫게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