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 “중, 대북 원유공급 더 제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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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은 북한의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중국 측에 대북 원유공급 문제를 계속 거론하고 있습니다. 공급을 중단하거나 축소해 북한이 대화에 나서지 않고는 견딜 수 없도록 압박 수준을 높이라는 주문입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의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30일 중국이 북한에 대한 원유공급 사안을 지렛대로 더 강한 대북 압박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국무부 청사에서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외교장관을 만나면서 기자들에게 미국은 중국 측에 대북 원유공급을 더 제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원유공급을 완전히 중단하라고는 요구하지 않는다면서도 과거 중국의 대북 원유공급 중단은 북한을 협상장으로 나오게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We do think they could do more with the oil, and we’re really asking them to please restrain more of the oil – not cut it off completely. That was the most effective tool the last time the North Koreans came to the table, was cutting the oil off.)

앞서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도 29일 긴급 소집된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대북 원유공급 중단을 촉구했다고 밝혔습니다.

헤일리 대사는 만일 중국이 원유공급 중단과 관련해 협조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 독자적인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We can take the oil situation in our own hands.)

하지만 이러한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에 중국 정부는 난색을 표했습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정례기자설명회에서 북한에 대한 원유공급 중단 여부에 관한 질의에 즉답을 피한채 중국이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를 완벽하게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반도 핵문제는 최종적으로 대화와 협상을 통한 평화적 방식으로만 적절히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러시아 측도 헤일리 대사가 전날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북한과의 외교, 교역 관계 단절을 촉구한 데 대해 반대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벨라루스의 수도 민스크를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30일, 헤일리 대사의 전날 발언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러시아는 대북 제재와 압박 방안이 이미 고갈됐다고 수차례 지적한 바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 재개를 거부하는 것은 큰 실수라며 대화 재개를 촉구했습니다.

이날 미국 워싱턴 DC 우드로윌슨센터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러시아의 한반도 전문가 게오르기 톨로라야 박사도 제재로는 북핵문제 해결이 어렵다며 외교와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중국이 원유공급을 줄이거나 중단한다 해도 북한 정권은 어떻게든 살아남을 것이라면서 북핵 동결을 시작으로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톨로라야 박사 : 최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북한은 핵활동을 포기하느니 차라리 풀(grass)을 뜯어먹는 것을 선택할 것입니다.

톨로라야 박사는 북한이 이번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만큼 앞으로 대화의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30일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과 이틀 연속 전화통화를 갖고 국제사회와 공조해 최대한의 대북 압박에 나서자는 데 뜻을 같이 했습니다.

한미 양국 정상은 이날 한 시간 가량 계속된 통화에서 북한이 스스로 핵과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고 대화에 나올 때까지 강력한 대북 제재와 압박 기조를 유지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한편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이 전날 발사한 미사일에 대해 재진입과 종말단계 유도 분야 기술은 입증되지 않았고 핵탄두 소형화 기술확보 여부도 불분명하다고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