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대동강에 대형 수상 가건물 들어서

0:00 / 0:00

앵커 : 북한의 노동당 창건 70주년이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평양 대동강변에 최근 대형 수상 가건물이 들어서고 있는 것이 위성사진으로 확인됐습니다. 축구장 크기의 대형 구조물로 그 용도가 불분명한 데 열병식과 함께 대동강에서 치러질 대규모 민간행사에 쓰일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오는 10월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앞두고 평양 시내 대동강변에서 대규모 수상 가건물을 건조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커티스 멜빈 연구원은 18일 RFA, 자유아시아방송에 최근 구글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축구장 크기의 수상 구조물이 제작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평양 대동강변에서 제작중인 대형 수상 구조물. 사진-구글 어스 캡쳐/ 커티스 멜빈 제공
평양 대동강변에서 제작중인 대형 수상 구조물. 사진-구글 어스 캡쳐/ 커티스 멜빈 제공

위성사진 전문가인 멜빈 연구원은 이 수상 구조물의 용도가 북한이 내달 당 창건일에 맞춰 준비중인 기념행사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커티스 멜빈: 최근 공사 현장을 방문하고 돌아온 한 인사는 이 구조물이 당 창건 기념일 행사에 쓰일 예정이라고 제게 확인해줬습니다.

그는 북한이 이제껏 이런 대형 수상 가건물을 설치한 전례가 없어 구체적인 용도는 자세히 알기 어렵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러면서 한 가지 가능성은 완성된 구조물을 대동강에 띄워 기념행사를 치르려는 목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커티스 멜빈: 구조물을 완성한 뒤 대동강을 따라 옮긴 뒤 김일성 광장과 주체사상탑 사이의 강 수면에 띄워 놓고 공연이나 불꽃놀이 등 기념행사를 치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재 구조물이 건조중인 위치에서 대동강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위치한 김일성 광장과 주체사상탑까지는 600미터 거리에 불과합니다.

그는 지난 5월 중순의 위성사진에는 현재 구조물이 들어선 위치에 대형 유람선이 정박돼 있었다며 공사가 최근 2~3개월새 시작됐다고 말했습니다.

평양 대동강변에 정박해 고급 식당 등으로 이용됐던 대형 유람선. 사진-구글 어스 캡쳐/ 커티스 멜빈 제공
평양 대동강변에 정박해 고급 식당 등으로 이용됐던 대형 유람선. 사진-구글 어스 캡쳐/ 커티스 멜빈 제공

관광객 등을 위한 선상 고급 식당으로 이용됐던 이 유람선은 그새 김일성 광장 쪽으로 100미터 가까이 옮겨졌습니다.

멜빈 연구원은 임시 구조물이 대동강 수면에 소형 바지선을 띄워 서로 연결한 뒤 그 위에 나무 판자를 까는 방식으로 설치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현재 절반 정도 완성돼 넓이가 3천595 평방미터 정도지만 뒤편에 여전히 많은 바지선이 수면 위에 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완공 땐 최대 6천564 평방미터 규모로 축구장 면적과 비슷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위성사진 분석 결과 김일성 광장에서도 수많은 학생들이 모여 각종 구호와 숫자 등을 형상화하는 연습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행사를 앞두고 김일성 광장에서 학생 등이 집단 구호 등을 형상화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행사를 앞두고 김일성 광장에서 학생 등이 집단 구호 등을 형상화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 커티스 멜빈 제공)

멜빈 연구원은 최근 평양을 다녀온 한 관광객이 찍은 사진에도 김일성 광장에서 ‘혁명전통’ 등의 구호를 형상화하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이 등장한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