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뜯개문’이라는 신조어 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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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김정은 정권을 풍자하는 우스갯말들이 널리 유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에서 '뜯개문'이라는 말이 새로 등장했다는 소식입니다. 그런데 '뜯개문'이라는 말은 주민들이 만들어 낸 말이 아니라 북한 간부들이 먼저 시작해 주민들속으로 확산됐다고 소식통들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10월 28일 한국의 국회 정보위원회는 국가정보원이 보고한 북한 내부 실태를 전격 공개했습니다. 이날 국가정보원이 보고한 내용 가운데는 김정은 정권이 체제안정을 위해 당 간부들도 서슴지 않고 처형한다는 내용도 들어 있습니다.

한국 국회 정보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인 이철우 의원입니다.

이철우 : 최근 뇌물수수, 여자문제, 한국드라마 시청 등으로 당 간부 10여명이 총살당했다고 합니다. 장성택 일당뿐만 아니고 당 간부들도 엄청 옥죄는 작업들을…

하지만 이러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북한 간부사회 내부에서 김정은 체제에 대한 비판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게 한국 국회 정보위가 증언한 내용들입니다.

한편 북한 내부 소식통들도 이와 비슷한 주장들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물론 간부들속에서도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빈말을 일삼는 사기꾼으로 취급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밝히고 있습니다.

소식통들은 “젊은 지도자인 김정은에게 너무 큰 기대를 가졌던 탓에 불만감이 더욱 커지는 것 같다”고 진단하며 “김정은을 빗대어 놀리는(조롱하는) 말들이 요즘 들어 더 많이 유행하는 것 같다”고 언급했습니다.

지어 가까운 친구들끼리 모였을 땐 비계가 많이 붙어 있는 돼지고기를 가리켜 ‘지도자급’이라는 농담까지 주고받을 정도라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지도자급’은 지나치게 비대한 김정은의 체구를 조롱하는 표현이라고 소식통들은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복수의 양강도 소식통들은 “이제는 간부들도 김정은의 ‘지시문’을 ‘뜯개문’이라고 부르는 형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김정은의 ‘지시문’을 ‘뜯개문’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건 당 간부들부터라고 그들은 강조했습니다.

‘뜯개’는 “물건을 뜯어내는 도구”를 가리키는 북한 북부지방의 사투리라고 그들은 말했습니다. 마구 남발하는 김정은의 지시가 권력층에게 “주민들로부터 뭔가 뜯어 낼 구실을 만들어 준다”는 의미에서 ‘지시문’을 ‘뜯개문’으로 부른다는 게 그들의 설명입니다.

그러나 “‘뜯개’라는 말은 북한 북부지방의 사투리이기 때문에 중앙의 간부들이 이러한 말을 만들어 낸 것 같지는 않다”고 소식통들은 추정했습니다. 또 “이미 ‘뜯개문’이라는 말은 전국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말”이라고 소식통들은 거듭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