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김정은 제1비서가 지난 해 잠행을 끝낸 이후 이른바 '빨치산' 2세대의 수행 비율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에게도 빨치산 출신이 가장 큰 권력기반이라고 평가합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해 10월 김정은 제1비서가 발목 수술에 따른 잠행을 끝내고 다시 나타난 이후 북한의 권력 지형에는 눈에 띄는 변화가 생깁니다. 이른바 ‘빨치산’ 2세대가 급부상했다는 점입니다.
남한의 통일부는 최룡해와 오일정 등 빨치산 2세대의 김정은 수행 비율이 급증했다고 15일 밝혔습니다.
이날 배포한 ‘2014년 김정은 공개활동 현황’ 자료에서 통일부는 “김정은 리더십이 반영된 수행그룹 비중이 확대됐다”며 “특히 김정은 잠행 이후 빨치산 2세대의 수행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최룡해 비서의 수행 비율은 김정은의 잠행 이전에는 28%였지만, 공개활동 재개 이후에는 50%로 증가했습니다. 최룡해는 김일성의 항일 빨치산 동료인 최현 전 인민무력부장의 아들입니다. 오일정 당 군사부장도 수행 비율이 잠행 이전 0.76%에서 이후 25%로 크게 늘었습니다. 오일정도 빨치산 1세대인 오진우 전 인민무력부장의 아들입니다.
북한 지도부를 연구하는 남한의 전문가들은 김정은 유일영도 체계를 세우는 과정에서 빨치산 2세대의 역할이 강조된 측면이 있다고 평가합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과거 김일성에게 빨치산 그룹이 가장 큰 지지 기반이 되었던 것처럼 김정은에게도 북한 체제의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빨치산 2세들이 가장 중요한 권력 기반이 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김정은을 수행하는 횟수가 당사자의 북한 내 권력 위치를 말해주는 척도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김정은 수행 횟수는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이 126회로 가장 많았고, 한광상 노동당 부장 65회, 최룡해 57회, 리영길 군 총참모장 42회, 마원춘 국방위원회 설계국장 39회 순이었습니다.
북측 언론의 보도 시점을 기준으로 김정은은 지난해 9월 3일 모란봉악단 공연 이후 사라졌고 10월 14일 과학자주택지구 시찰을 시작으로 공개활동을 재개했습니다. 김정은이 잠행한 이유와 관련해, 남측 국가정보원은 김 비서가 왼쪽 발목 복사뼈 부근에 물혹이 생겨 수술을 받았다고 국회에 보고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김정은의 공개활동 총 횟수는 40여일간의 잠행 탓에 2013년도의 209회 보다 17.7% 줄어든 172회로 집계됐습니다. 공개활동 분야는 경제 62회, 군 56회, 사회·문화 29회, 정치 24회 등으로 2013년도와 비슷한 경향을 보였습니다.